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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 종전이후… 엇갈린 국내외 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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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 종전이후… 엇갈린 국내외 경제전망

입력
2003.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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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이 바그다드에 본격 진입하고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사망설이 나도는 등 종전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및 세계경제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기 종전 가능성으로 국제유가와 금값이 하락하고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날 급등세를 보인 증시가 하루 만에 보합으로 돌아서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의 해소가 단기적으로 호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전쟁 이후의 경제회복에 대해 자신을 못하는 분위기이다.국제유가·금값 하락세 7일(현지시간)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 당 22.37달러로 지난 주말보다 0.97달러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15일(22.12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뉴욕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0.66달러(2.3%) 떨어졌고, 금값도 온스 당 3달러 이상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2월 말에 비해 30% 가량 하락한 셈이다. 2분기 이라크의 원유수출이 재개되면 세계 석유시장의 과잉공급으로 가격이 더 떨어지겠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으로 생산량을 조절할 경우 추가 하락폭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평채 가산금리 급락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를 나타내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가산금리는 7일 홍콩 채권시장에서 1.36%를 기록, 지난 주말(1.42%)에 비해 0.06%포인트 떨어지면서 SK글로벌 사태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SK 사태와 북한의 미사일발사 영향으로 지난달 12일 2.15%(연중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금융시장 불안은 여전 7일 승전 기대감에 들떠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는 장 막판 상승폭의 대부분을 반납하며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전날 5% 가량 급등했던 국내 증시도 8일 보합으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전쟁 이후'로 옮겨가면서 조기 종전에 대한 기대감과 갈수록 악화하는 실물지표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엇갈리는 전후 경제전망 전쟁의 불확실성 만큼이나 전후 경제전망도 혼란스러운 양상이다. 독일 금융그룹인 알리안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헤이스는 8일 "지금까지 세계경제에 결정적인 제동 역할을 해온 이라크전이 조만간 끝난다면 전세계 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모건스탠리 증권의 스티븐 로치는 "1분기 세계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 '더블 딥'(경기 재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밝히는 등 많은 전문가들이 전후 세계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6일 "이라크전에 따른 경기 침체와 전쟁비용 증가 등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미국경제에 시한폭탄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경제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정부는 이라크전이 종결되면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설비투자가 회복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내수 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한데다 금융시장 불안과 북핵 문제 등이 상존해 있어 향후 경제가 더 악화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도 경제회복의 걸림돌로 꼽힌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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