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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이어 "사스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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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이어 "사스 몸살"

입력
2003.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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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이번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폭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수출업계에선 바이어의 방한과 각종 해외진출 마케팅이 줄줄이 취소되고 은행들의 중국 진출도 제동이 걸리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8일 한국무역협회와 KOTRA 등에 따르면 모 전자업체는 미국수출을 위해 중국 광저우에 자동차부품공장을 설립했으나, 공장시설 점검 후 납품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미국의 바이어가 사스로 방문을 미루는 바람에 공장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종이제품 중간원료를 중국에 수출하는 B사도 미국 바이어의 방중 지연으로 주문이 감소, 곤란을 겪고 있다. 스위스 제2의 유통업체인 '쿱(COOP)'사는 7일부터 국내 기업들과 구매상담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사스를 이유로 방한을 취소했다

국내 전시회와 우리 기업들의 중국과 홍콩 등에 대한 해외 마케팅도 차질을 빚어 수출물량 확보에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 달 말 열린 대구섬유박람회에 20명, 서울국제금형전시회에 10명, 스포츠레저전에는 28명 등 상당수의 해외 바이어들이 방한을 포기했다.

세계경제연구원이 15, 16일 서울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21세기 위원회 심포지엄'은 미국의 정계, 관계, 재계, 언론계 인사 20여명의 참석불가 통보로 무기 연기됐다. 사스로 국제회의가 취소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 기업들도 사스 발생 지역의 해외출장을 취소했다. 29일 홍콩 라이센싱쇼에 15개, 홍콩 선물용품 박람회에 42개, APEC 전자상거래박람회에 8개, 6월의 상하이 스포츠전시회에 15개 업체가 참가를 포기했다.

국민·우리은행은 1일 홍콩지점의 직원 가족들을 전원 소환했으며, 하나은행은 중국 민간은행과 서둘러온 수출입업무 등 전반적인 업무협약을 무기 연기키로 했다.

사스의 최대 피해자인 여행업계는 해외 여행 취소로 고객들과 위약금 분쟁에 휘말렸다. 한국소비자 보호원은 지난달 중순부터 7일까지 취소 위약금 등에 대한 상담 230여건을 접수했다. 사스를 천재지변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여행 취소의 귀책사유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스의 피해가 심각해지자 "한국은 사스와 관계가 없다"고 홍보를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산자부는 이날 KOTRA의 사이버 수출마케팅 활동 강화와 함께 중화권 지역에 대한 마케팅활동의 시기를 조정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사스가 장기화할 경우 피해가 더욱 심각해질 것인 만큼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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