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전 사대부와 기생이 신분을 뛰어넘어 나눈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전통 가무악으로 되살아 난다. 서울예술단(이사장 신선희)이 11일 오후 7시, 12, 13일 오후 3, 7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 '홍랑, 그 애달픈 사랑'(사진)이다.작품의 모티브는 고교 교과서에도 소개된 홍랑의 시조. '묏버들 갈혀 것거 보내노라 님의 손대'로 시작되는 시조는 사랑하는 임과 작별해야 하는 여인의 안타까운 마음을 절절하게 담았다.
상대는 조선 성종 때 이름난 문장가였던 최경창(1539∼1583). 함경도 경성에서 만난 두 사람은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최경창은 곧바로 여진정벌에 나선다.
헤어진 연인을 사무치게 그리던 홍랑은 남장을 하고 최경창의 군막을 찾아가 겨울을 함께 보내다가 두 번째 이별을 한다. 홍랑의 시조는 이때 부른 노래이다. 세월이 흘러 최경창이 병들어 세상을 떴을 때 홍랑은 연인의 무덤가에서 숨을 거둬 그 옆에 묻힌다.
1999년부터 전통의 현대화를 위해 노래와 춤, 음악을 섞은 가무악을 선 보이고 있는 서울예술단은 이번에도 무용수들이 시조를 읊고 노래를 부르게 한다. 홍랑역은 김현아 박소연씨, 최경창 역은 이정노 최정수씨가 맡았다. 출연진은 지난달 20일 경기 파주군 교하면 다율리에 있는 묘소에서 제작발표회도 가졌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