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옛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출시한 신제품 담배명이 신종 마약과 동일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KT&G는 지난 1일부터 신제품 담배의 최고급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제품명을 '클라우드 9'(사진·가격 2,500원)으로 정하고 전국 42개 지점에서 한정 판매에 들어갔다.
단테의 신곡 '천국' 편에 등장하는 '클라우드 나인'은 천국에 이르는 계단의 마지막 9번째를 지칭하며, '인생에 있어 최고로 행복한 절정의 순간'을 의미한다. 전설적인 록그룹 비틀스의 전 멤버 조지 해리슨은 1987년 11월 '클라우드 나인'이라는 앨범을 발표, 빌보드 차트 8위에 올려놓았고, 국내에서는 한 인디밴드가 이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 나인'은 엑스터시의 한 종류인 데다 마약 복용자들은 이 이름을 마약을 뜻하는 은어로 사용하고 있다. '클라우드 나인'은 1회 2개 캡슐까지 복용 가능하며, 약효가 12시간 동안 지속돼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의해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속어로 'I'm on the cloud nine'은 '환각상태에 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젊고 감각적인 이름을 찾으려 했다"며 "미국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국내에서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극소수여서 문제 될 게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