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천생연분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릴 권리가 있습니다."한 쪽 팔을 못쓰는 지체 2급 장애인 김완종(金宛鍾·49)씨의 직업은 중매쟁이다. 다른 중매쟁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주 고객이 장애인이고, 상담료 등 대가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충북 청주시 사직동 교통장애인협회 충북도지부 사무실 구석에 그가 차린 장애인 무료 결혼상담실에는 봄철 결혼 시즌을 맞아 배필을 구하는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그는 중매쟁이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전국 회원 230여명을 확보한 베테랑이 됐다.
김씨가 장애인 짝짓기에 나선 이유는 장애인들이 결혼을 하고 싶어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던 그는 1998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치 8개월의 중상을 입었다. 6차례 대수술을 받느라 2년간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장애인들의 고민을 알게 됐다.
"병실의 젊은 장애인들이 '혼자 외롭게 남는 게 가장 두렵다'며 밤잠을 설치는 것을 보면서 장애인들을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처지의 배우자를 만나 서로 의지하며 사는 게 장애인들의 소원인데, 가족들은 그런 마음을 몰라 주고 장애 사실을 쉬쉬하는 데 급급한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성사시킨 맞선은 60건이 넘는다. 이중 5쌍이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가 중매를 하면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이다. "장애 정도를 너무 따지는 사람에게는 짝을 찾아주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장애가 조금이라도 덜한 쪽에서 상대방을 이해해줘야 단란한 가정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043)275―3554, 011―486―2353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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