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의 실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번 주부터 예금보험공사와 신한금융지주회사간의 매각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재실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조흥은행, 신한지주, 정부의 시각은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조흥은행은 매각가치가 상당폭 올라 '홀로서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는 반면, 신한지주는 주가하락 등 대내외 경제여건으로 인해 매입가격을 깎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재실사 결과 자체보다는 매각협상에 '속력'을 내게 된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우선 조흥은행은 매각가격 상승을 당연시하며 오히려 '오름폭'에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가격 상향조정 기대에는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다. 지난해 9월 말을 기준으로 한 1차 실사 때와는 달리 재실사의 기준인 지난해 12월 말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상각을 통해 기업 및 카드관련 부실 대부분을 털어버렸다는 것이다.
매각가격이 오르면 전체 인수금액 3조4,000억원도 뛰어올라 매각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게 조흥은행의 관측이다.
이에 비해 신한지주는 재실사 결과 가격이 1차 때보다 높을 리 없고 설령 소폭 조정이 있더라도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신한은 조흥은행 주가가 지난해 말 기준 5,050원에서 4일 3,150원으로 떨어져 당시가격의 62%에 불과한 점을 들어 정부측과 본격적인 가격 낮추기 협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공적자금 조기회수를 목표로 하는 정부는 재실사 결과가 1차 때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신한지주와의 매각협상을 서둘러 매듭짓는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분석기법이 서로 비슷해 가격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당장의 주가하락도 기업평가에서는 그리 문제가 안 되는 만큼 이 달 중순까지 매각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지주가 주가하락을 이유로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구할 경우 정부의 대응이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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