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독창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실험이 전개되고 있다. 기존 관념과 틀에서 벗어나 환경 친화적이며 지속 가능한 서울을 만들자는 청계천 복원 사업이 그것이다.이 사업은 거대한 회색 콘크리트 도시를 녹음과 맑은 물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이 살아 흐르는 곳으로 만들려는 계획이다. 시민들은 청계천 복원이 행정과 시민이 함께 가꾸고 호흡하는 운동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도시의 환경, 상징, 특성을 변화시켜 역사도시 서울의 환경적 가치를 지구촌과 다음 세대에 알릴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듯 일부 시민단체와 서울시는 복원 방법과 착공 시점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급적 빨리 복원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시도 7월부터 청계천 복원에 들어갈 방침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가 시민과 상인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기를 바란다.
청계천 상인들은 교통, 영업손실, 이전문제 등 현안이 시와 원만히 합의된다면 빠른 의사결정과 복원공사가 신속히 추진되기를 바란다.
기왕이면 청계천이 관광 명소가 돼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복원과정의 최소화와 복원 후 경제 비전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자기입장에 근거한 상인들의 요구는 순수하게 복원을 바라는 시민들에게는 불만일 수도 있다. 그러나 토론과 합의 그리고 과정상 시행착오는 보다 살기 좋은 서울창조의 아픔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시의 청계천 복원원칙은 찬성하지만 시가 과정과 절차를 소홀히 한다고 이의를 제기한다. 청계천의 상징성을 훼손시켜 토목공사로 전락할 위험마저 있다는 논리다. 관련기관과 협의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복원공사를 시작하는 것은 명분과 실익을 반감시킬 수 있으며 일부 복원기준도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청계천 복원검토는 이미 충분한 자료수집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만큼 디지털 시대에 맞게 신속한 의사결정과 사업추진이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그래야 동북아 중심 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 청계고가도로의 부실은 언제든지 성수대교의 비극으로 이어질지 모른다고 한다.
시는 남은 기간과 복원공사 중이라도 시민과 상인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한다. 또한 복원 후 청계천 일원의 관리운영방안과 창조적인 도심형성을 위한 그랜드 디자인을 구성해야 한다. 왜냐하면 청계천복원은 작게는 행정수도이전의 선행 모델이고 크게는 전 세계의 하천친화운동의 새로운 대안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논의하는 부분은 분명 역사에 진지하고 객관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서울시의 따뜻함과 시민의 훈훈함을 촉구한다.
유 상 오 동대문포럼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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