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이후의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경제학자들간 논쟁이 뜨겁다.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대 경제학과 밀튼 프리드먼 교수는 7일 독일 시사주간지 포쿠스(Focus)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쟁이 경기 침체보다 부양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세계 경제 회복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쟝 필리페 코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이라크 전쟁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매우 안정적"이라며 "세계 경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반면 미국 프린스턴대 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4일자 뉴욕타임스지 칼럼에서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신규 고용감소, 신규 실업보험 수령자 증가 등 비관적인 미국 경제지표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이라크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투자할 것"이라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지금까지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과잉투자, 과도한 부채, 회계부정 등 때문"이라며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 시리아문제, 북한핵 등 또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 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이코노미스트도 지난 6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경제가 자칫 침체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최근 일본 방문 뒤 한국을 찾은 웰스 파고(Wells Fargo) 은행 손성원 수석부행장도 "부시대통령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밀어붙이는 성격인 것을 월가 사람들은 걱정하고 있다"며 "북한 핵위기는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로인해 기술이전이 안돼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게 되면 결국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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