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외아들이 직장생활에 적응을 못해 어미 마음을 썩히더니 작년에는 며느리 마저 우리 아들이 몰래 동성연애를 상습적으로 해왔다며 손자를 두고 집을 나갔습니다. 그런 아들은 엊그제 홍콩배우 장궈룽(張國榮)이 동성연애에 고민하다 투신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이 빠져 있습니다. 어째서 내 자식이 동성연애자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인천 신포시장 연씨)
아들과 손자를 위해 노구에도 시장점포를 운영하는 어머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과거에는 동성애자들이 사회에서 구박을 몹시 받았지만 근래에는 인권에 대한 자각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차별과 박해도 크게 줄고 있습니다. 댁의 아드님은 그래도 결혼해서 자식까지 낳았으니 동성애라기 보다 양성애자(兩性愛者)이군요.
동성애자가 되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다만 여러가지 가설만 떠돌고 있습니다. 성 염색체 이상이 유전한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태아시절 성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어 그리 된다는 설, 집안분위기가 그래서 성장하며 배운다는 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남성 동성애자의 경우 헌신적이고 과잉보호하는 어머니와 그 아들이 감정적으로 밀착한 현상이 두드러져 있다는 사회학적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심리학설로는 아들에게 4∼6세 시절 생기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너무 강렬해 어른이 되어서도 어머니를 연모하는 마음이 커서 이성관계에 방해를 받는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그런 아들은 어머니와 같은 성(性)을 가진 여성과 성관계를 가질 때면 마치 어머니를 대하는 것 같아 그 죄책감과 불안, 공포를 느낀다고 합니다. 따라서 차라리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쪽이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지요.
좀 다른 심리학설로는 남자아이가 오이디푸스 시기에 이르기 직전인 3∼5세 경에 '어머니가 아버지의 사랑을 받듯이 나도 아버지의 사랑을 받아보았으면!'하는 심정에서 아버지에게 감정적 밀착이 생기고 그것이 오래 남아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유명인사의 자살은 전염성이 있습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이 권총자살하자 유럽에서는 청년들의 권총자살이 한때 유행했고, 버지니아 울프라는 여성소설가가 강물에 투신자살하자 상당수 여성이 그렇게 뒤를 따랐다 합니다. 아드님 경우에는 양성애자, 직업실패, 아내 가출과 자식양육 책임 등의 요인이 겹쳤으니 당분간 아드님을 유의해 관찰하십시오.
/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명예교수 dycho@dyc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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