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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이라크 여성들도 "자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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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이라크 여성들도 "자폭"

입력
2003.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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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연합군에 대한 자살 폭탄 공격에 임신부를 포함한 이라크 여성들까지 나섰다. 3일 바그다드 서쪽 외곽의 연합군 검문소에서 발생, 7명의 사상자를 낸 차량 자살 폭탄 공격은 임신부 한 명과 또 다른 민간인 여성이 주도한 것이라고 미군과 이라크측이 5일 밝혔다.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임신부는 검문소 쪽으로 접근한 차에서 내려 갑자기 공포에 질린 듯한 비명을 질렀다. 그가 임신부라는 사실에 경계심을 늦춘 연합군 병사 5명이 차량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이 중 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임신부와 운전대를 잡았던 다른 여성도 현장에서 숨졌다.

아랍 위성 방송인 알 자지라는 4일 이 여성들이 오른 손을 코란 위에 올리고 왼손에는 소총을 든 채 연합군에 대한 공격을 결의하는 모습을 방송했다. 긴 드레스를 입고 카피에(아랍식 두건)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이라크 국기 앞에서 "미국, 영국과 이스라엘에 복수하고 소중한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를 바친다"고 말했다.

"형제 이슬람국가를 돕자"며 자원한 아랍권 의용병들이 5일 바그다드 외곽에서 미군과 첫 전투를 벌였다. 이 전투에 참가한 미 해병 제1원정대 맥코이 중령은 "바그다드 남쪽 1㎞의 늪지대에서 요르단과 이집트, 수단 등에서 모인 아랍권의 의용병들과 근접전을 벌였다"며 "총에 대검을 끼우고 달려드는 그들의 눈빛에 살기가 돌았다"고 말했다. 미군은 이 전투의 결과와 피해 규모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알 자지라는 이 날 전투가 시리아 예멘 레바논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20여개 국에서 모여든 수천 명의 자원병들이 10일 정도의 기초 전투훈련을 마치고 전장에 투입됐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아랍 민족주의와 종교적 열정, 이라크 민간인 살상에 대한 분노 등으로 자원 참전자가 늘고 있다"라며 "전쟁이 범 이슬람전으로 확대되는 것은 미국에 끔찍한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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