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과 마해영(이상 삼성)이 화끈한 홈런쇼로 2003년 프로야구 시즌을 힘차게 열어젖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6차전에서 극적인 연타석 홈런으로 대미를 장식했던 이승엽과 마해영은 이번에는 개막전인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나란히 홈런쇼를 펼치면서 올 시즌 공포의 'ML라인' 시대를 예고했다.이승엽은 5일 대구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개막 홈경기에서 1회말 1사 2루에서 좌월 투런 홈런으로 개막전 1호 축포를 쏘아올린 데 이어 3회에도 1사 1루 상황에서 우월 투런 홈런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이승엽은 또 4회 2사 만루 찬스를 2타점 적시타로 연결하는 등 이날 4타수 3안타 6타점으로 팀의 7―6 승리를 이끄는 원맨쇼를 펼쳤다.
개막전이 이승엽의 차지였다면 6일은 마해영을 위해 준비된 날이었다. 5번 타자 마해영은 이날 두산전에서 0―4로 뒤져 팀 분위기가 가라앉던 2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구자운의 3구째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작렬시켰다. 시즌 첫 홈런으로 자신의 2,000루타 기록 달성을 자축한 마해영은 2―4로 리드당하던 4회 1사 1루 상황에서 또 다시 구자운의 4구째를 잡아당겨 135m짜리 우월 대형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마해영의 기세는 6회에도 이어져 2사에 2루타를 떠뜨린 뒤 김한수의 좌전안타 때 홈을 밟으면서 전세를 뒤집는 등 팀 공격을 주도했다. 삼성은 마해영이 4타수 4안타를 때리며 혼자 4타점을 올리고 7회 등판한 김진웅의 깔끔한 마무리에 힘입어 5―4 역전승했다.
잠실경기의 히어로는 LG 신인 박경수였다. 박경수는 1―1로 팽팽히 맞서던 8회말 브렌트 쿡슨 대신 대타로 잡은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고교시절부터 라이벌이었던 SK 신인 송은범을 상대로 회심의 2타점 결승 2루타를 날려 팀에 전날 패배를 설욕하는 4―1의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광주 경기에서 기아는 선발 마크 키퍼가 7회2사까지 퍼펙트로 막는등 6과 3분의 2이닝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4회와 5회에 걸쳐 투런과 스리런 등 연타석아치를 그린 신동주의 맹타를 발판으로 한화에 12―3 대승을 이끌어냈다. 수원경기에서는 현대가 7이닝까지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킨 용병 쉐인 바워스의 호투를 앞세워 롯데를 8―1로 제압, 올 시즌 3강 파트너인 삼성 기아와 함께 나란히 2연승을 달렸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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