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국내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더 이상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중국 내에 사스 공포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중국 내 외국공관과 기업들은 대책회의를 열어 비상조치를 강구하는 한편 가족들을 철수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개최될 각종 국제회의와 전람회의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딕 체니 미 부통령은 4월 중국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 베이징(北京)에서 4월 중 개최 예정인 차이나 비즈니스포럼, 국제노동기구(ILO)와 중국 정부가 공동 개최하려던 중국고용포럼, 세계지적재산권회의 등 국제회의와 롤링 스톤스의 공연이 연기 또는 취소됐다. 24일부터 26일까지 상하이(上海)에서 KOTRA 주관으로 열릴 예정인 '대한민국 섬유패션 대전'은 주요 섬유업체들이 불참할 태세여서 차질을 빚고 있다.
각국 공관들도 외부인사와 접촉이 많은 영사과 등 민원창구는 불안에 떨고 있다. 네덜란드 영사과는 마스크를 쓰고 근무 중이며 다른 외국공관도 장갑 등을 착용하고 업무를 보는 직원들도 많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3일 조환복(趙煥復) 경제공사 주재로 한인회, 유학생 대표 등을 불러 사스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예방 및 신고요령 등 행동지침을 배포했다.
어린이를 두고 있는 교민과 동포들도 크게 동요해 감기약, 식초, 마스크 등을 구하려 애를 쓰고 있으나 이것마저도 품귀현상이다. 항바이러스 감기약으로 알려진 한약 반란건(板藍根)은 5위안(한화 750원)하던 것이 60위안(9,000원)까지 값이 올랐으나 구할 수가 없어 약국마다 아우성이다. 식초를 뿌리거나 태우면 사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소문에 사무실과 각 가정에는 식초냄새가 진동을 하고 식품가게에는 식초가 품절됐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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