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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中정부 "사스" 뒷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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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中정부 "사스" 뒷북

입력
2003.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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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4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지구촌을 공포와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는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에 대해 상황을 설명했다.이미 사스가 전세계의 재앙으로 번진 상황인데도 장원캉(張文康) 위생부장(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내의 사스 환자수가 줄어드는 등 안정단계에 있다며 외신기자들의 질문을 호들갑으로 치부했다. 발병 후 4개월간 정부는 뭘 했느냐는 질문에는 "처음에는 폐렴의 일종인 줄 알았다"고 대수롭지 않게 답변했다.

하지만 중국은 사스가 전세계로 확산된 데 큰 책임이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사스 환자는 지난해 11월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처음 보고됐고 1월3일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최대 명절인 춘지에(春節·설) 연휴를 통해 중국 전역으로 괴질의 공포감이 확산되자 2월11일에야 305명이 감염돼 5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때부터라도 중국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해 대책을 마련했더라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자세는 그 후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외국언론은 중국 정부가 국제회의, 전람회 등을 염두에 두고 사스의 실상을 통제한다는 의문을 강하게 제기했다.

결국 베이징(北京)을 경유한 관광객들이 사스에 감염된 사례가 속속 드러났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딕 체니 미국 부통령 등 외국 VIP들의 중국방문이 연기됐다. 롤링스톤스 공연도 무산되고 국제회의와 전람회가 무더기로 취소되는 사태로 중국은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자국의 손실은 자업자득이라 하더라도 추정이 불가능한 전 세계의 피해와 손실에 대해 중국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송대수 베이징 특파원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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