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의 발견 /자와할랄 네루 지음'인도의 발견'은 '세계사편력'과 함께 네루가 옥중에서 쓴 대표작이다. 식민지가 돼버린 땅에서 면면히 이어져온 인도의 활력과 생기를 찾아내려는 노력이 담겼다. 고대 인도의 문명은 선진적이었다. 잘 정돈된 하수도 시설, 시민의 편리를 위해 지어진 건축물, 수학의 발견 등이 그 사례이다. 다양한 인종이 수없이 혼합해 왔음에도 넉넉하게 포용, 하나의 일관된 문화를 형성해 왔다. 네루는 특히 산업혁명 이후 영국의 급격한 발전이 인도의 착취에서 비롯했다고 주장한다. 영국의 인도 약탈은 무자비했다. 방적기와 동력 베틀의 발명이 영국의 부의 축적을 가속화했다는 통설을 반박하면서 식민지 인도의 침탈이 근대 영국의 기반이 되었다고 역설한다. 그가 보기에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착취자에 불과했다. 이 책을 통해 네루는 서양의 우월성이 강조되던 시기에 인도인에게, 나아가 동양인에게 역사적 자부심을 심어 주었다. 김종철 옮김. 우물이있는집 2만원.
■ 이 땅의 큰 나무/고규홍 지음·김성철 사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큰 나무 가운데 27종 130그루의 큰 나무에 대해 수종별로 쓴 나무 답사기. 책에 소개된 130그루의 나무는 무리 지어 자라는 숲의 나무가 아니라, 예부터 우리 조상들과 삶을 함께 했던, 따로 사는 나무들이다. 우리의 나무를 대표하는 소나무 참나무 등을 비롯해 느티나무 팽나무처럼 정자나무로 쓰이는 나무들, 물푸레나무 뽕나무처럼 쓰임새가 많은 나무들, 전나무 반송처럼 모양이 아름다운 나무들, 호두나무 모과나무처럼 열매가 쓸모 있는 나무들, 매화나무 동백나무처럼 화려한 꽃이 피는 나무들이 소개됐다. 모두 마을이나 사찰 또는 선비의 정자 곁이나 무덤가에서 사람들의 보호를 받으며 우리와 함께 살아온 나무들이다. 생물학적 설명 뿐만 아니라 나무에 얽힌 전설이나 역사 등 나무와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담았다. 나무살이를 통해서 본 사람살이 이야기다. 눌와 2만원.
■ 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황호택 지음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인터뷰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인터뷰는 사람들의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실제적 정보를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진실을 건드린다. 치열한 삶 속에 담긴 진솔한 이야기를 발견해 독자에게 전달한다. 공직생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고건 국무총리,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 방문 비화 등 각종 시국사건을 털어놓은 고은 시인, 정상 골퍼로서의 삶의 이면에 담긴 인간적 모습을 보여준 프로골퍼 박세리, '취화선'으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까지의 영화인생을 들려준 임권택 감독, 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완성하기까지 글 감옥에 갇혀 살아온 작가 조정래씨, 22년 동안 '전원일기'를 함께 해온 연기자 최불암·김혜자씨 등을 만났다. 한나래 1만2,000원.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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