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제주지법이 건강보험 진료비를 부당하게 청구한 혐의로 제주의 한 피부과 의사에 대해 사기죄를 적용, 징역 8월의 선고를 내렸다.이 피부과 의사가 건강보험에 청구했던 문제의 질병은 대부분 응괴성 낭창. 쉬운 우리말로는 '좀 심한 여드름'이다. 일반적인 여드름(심상성 낭창)이 보다 심해져 피부농양이 생긴 상태다.
이 의사는 당시 환자가 대부분 학생인 600여건의 여드름치료와 300여건의 점, 흉터제거에 대해 건강보험을 청구했고 경찰이 이를 문제 삼아 사기죄로 기소했다. 일반적인 여드름을 더 심한 질병으로 부풀려 건강보험에 진료비를 청구했다는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기준에 일반적인 여드름은 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질환의 범주에 속해 있어 건강보험 혜택이 없고 농양이 생기는 경우에 피부농양치료로 인정, 보험혜택을 주고 있다. 즉 건강보험법상 심상성 낭창이면 본인이 전액 부담하고 응괴성 낭창이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험적용을 받게 되면 환자는 보통 기본진료비인 3,000원만 내면 되지만 일반적인 여드름으로 환자 본인이 모두 부담하게 될 경우 거의 10배인 3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또 건강보험인 경우 의사가 건보공단과 환자로부터 받는 총 진료비는 1만원 안팎. 이 때문에 대한의사협회는 환자 편의 차원이고 물질적 이득을 취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항소심이 진행중인 이 의사는 "심상성과 응괴성을 구분하는 것은 의사들도 어려워 주관적 판단이 많이 개입된다"고 말하고 있다. 여드름과 비슷한 유형의 비보험 질환은 주근깨, 다모(多毛), 딸기코, 사마귀, 노화현상에 의한 탈모와 함께 '발기부전'도 포함돼 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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