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두동의 대광고 건너편에 자리한 '곰보추탕'은 추어탕을 서울·경기도식으로 요리하는 전문 식당이다. 남도식 추어탕이 우거지를 듬뿍 넣고 된장 국물에 끓인 맛이라면 서울·경기도식은 야채와 고추장을 넣어 얼큰하다. 때문에 추어탕이 아니고 '추탕'이라 부른다.이 식당이 이 곳에 문을 연지는 벌써 70년째. 주인 조명숙(62)씨는 20대에 시집와 시아버지가 하던 추탕 장사를 물려받았다. 2대에 걸쳐 37년째 서울에서 보기 드문 추탕 요리를 고집하고 있다.
미꾸라지를 갈지 않고 통째로 사용하는 이집 추탕에는 대파 양파 버섯 호박 등 16가지의 야채가 듬뿍 들어간다. 양짓머리를 고은 육수를 사용해 국물을 들이킬 때 진한 맛이 우러난다.
미꾸라지는 전남 지역에서 잡은 것들만을 쓴다. 몸이 동글동글하고 살이 많아 맛있어서다. 미꾸라지를 통째로 조리하기 때문에 뼈가 억센 수입산은 쓰지 않는다.
조리법은 70년전 그대로다. 양짓머리를 푹 삶은 육수에 야채를 넣고 끓인 뒤 미꾸라지를 나중에 넣는다. 고기가 너무 가열돼 무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다음 고춧가루, 고추장, 소금으로 간을 한 후 약간의 밀가루를 풀어 넣고 두부와 계란, 유부, 생강, 마늘 등을 넣고 끓인다. 요즘처럼 고급 레스토랑이 많이 생기기 전에는 인근 고려대생들이 신입생 환영회를 할 정도로 붐볐다.
"요즘 젊은이들은 추탕을 많이 찾지 않지만 한번 먹어보면 반드시 다시 찾아온다"고 얘기하는 조씨가 내놓는 반찬도 맛깔스럽다. 가을에 한번 담궈 1년 내내 내놓는 짠지(물김치)와 배추김치, 갓김치 등등. 대신 실내장식 등 시설은 기대하면 안된다. 밥이 말아 나오는 추탕은 7,000원, 따로추탕은 8,000원, 튀김은 1만5,000∼3만원. (02)928―5435
/박원식기자
맛★★★★☆ 분위기★★★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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