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교육대학의 김상규 교수는 속담, 동화 등 '이야기'로 경제를 풀어내는 길을 개척한 사람으로 통한다. 속담에서 경제를 끄집어 내는 내용은 지난 번 대학 수능시험 사회문제(1번)에도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교수와 함께 진행하는 몇가지 프로젝트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동화경제'. 김 교수가 동화 속에서 경제의 원리를 찾아내면, 우리는 그것으로 아이들이 즐겁게 놀면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예를 들면 심청전과 인어공주의 일부 내용을 제시한 뒤 이를 구연하거나 연극, 패러디로 만들고, 거기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아이들은 신나게 공통점을 찾아낸다."바다가 배경이다, 남자를 위해 여자가 희생한다, 사랑을 위하여..." 지금까지 찾아낸 것은 13개나 된다. 이 때 거의 모든 아이들이 잊지 않고 찾아내는 것. "하나를 얻기 위해서 다른 하나를 포기한다." 심청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목숨'을 던졌고, 인어공주는 왕자를 만나기 위해 아름다운 목소리를 마녀에게 바쳤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설명이 기회 비용이다.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서 포기한 것 가운데 가장 가치가 높은 것을 기회비용이라고 해요." 물론 이 교육은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가 경제를 배워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왜 경제를 배워야 할까, 자녀에 대한 경제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학교(초등학교 4학년∼대학교 1학년)에서 기회비용의 개념을 외우지만 '왜'를 배울 기회는 별로 없다.
경제 교육은 '올바른 선택'을 위한 훈련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선택을 위한 훈련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유치원, 학원은 물론 대학, 심지어 결혼의 선택도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훈련과 교육이 없다 보니 시키는 것만 받아들이려 한다.
경제 교육은 그 대상이 어른이든 어린이든 지금처럼 지식과 개념을 전달하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 합리적이고, 올바른 선택을 위한 훈련이어야 한다. 이를 통해 성공적인 삶, 가치 있게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해야 한다. 경제의 기본 원리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 거두기'다. 즉, '합리적인 선택'이다. 제대로 경제를 배우면 이런 선택을 할 가능성과 기회는 그만큼 높아진다. 경제를 배우자.
/어린이경제신문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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