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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질공포/ 국내도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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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질공포/ 국내도 공포 확산

입력
2003.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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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국 동북부 지역을 여행한 이모(32)씨는 20여일 뒤 목이 아프고 콧물이 나는 감기증상을 앓았다. 그는 괴질의 유행지역이 중국이라는 사실 때문에 두려움이 들었다. 그는 결국 지역 보건소측에 문의를 했고 국립보건원측은 환자증상이나 여행경과시점 등을 고려할 때 괴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 환자는 정밀검사를 해달라고 요구, 결국 균 분리검사까지 받았다.괴질의 세계적 확산으로 국내서는 '나도 괴질에 걸린 게 아닌가' 의심하는 괴질공포증이 번지고 있다. 특히 감기증상에도 불안과 공포감을 호소하는 시민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국립보건원의 방역과나 전염병정보관리과 등에 수백 통 씩 문의전화가 걸려온다.

보건원 관계자는 "열도 나고 기침도 나는데 괴질 여부검사를 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시민들이 지나치게 불안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 병·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서울 강서구 S내과 함태호원장은 "환자 10명중 한명 꼴로 괴질에 대한 불안을 나타내고 있다"며 "대부분 일반 감기 증상이고 여행경력도 없어 안심을 시켜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실제로 괴질 감염자 대부분이 자연 치유되고 노인 만성질환자 등 허약자는 폐렴 등 중증으로 전환돼 사망가능성(치사율 3.5%)이 있으나 독감과 비슷한 위험수준이라는 게 보건원의 설명이다.

이 같은 불안감이나 공포를 반영하듯 항공업계는 최근 중국, 동남아 등 유행지역 탑승률이 20∼30%까지 줄었고 여권발급신청도 급감하는 등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괴질이 퍼지기 시작한 지난달 말부터 10여일 동안 전국 여권발급신청건수가 5만5,77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1% 감소했다.

반면 괴질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마스크 업계는 반짝 특수를 올리고 있다. 약국에서는 마스크가 불티가 나고 산업현장 등에서만 사용되던 방진마스크는 수출이 늘고있다.

방진마스크 생산업체인 대국기업 관계자는 "괴질파동 이후 수출용 주문물량이 30%가량 늘었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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