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기업과 공기업들이 불황 타계책의 일환으로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 시스템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지식경영이란 토지, 노동, 자본이라는 경영 요소에 '지식'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추가한 신경영 기법. 즉 생산, 판매, 마케팅, 인사 관리 등의 업무 과정에서 사원들이 습득한 노하우를 조직 차원으로 끌어내 관리·축척하고 실전에 적용하는 경영 시스템을 말한다. 재무관리, 브랜드, 생산성, 인프라 공유 등 직원들의 활동과 직접 연관된 요소들을 지표화 시켜 관리하기 때문에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지식경영의 실천에 성공한 기업으로는 중견 의류업체인 이랜드가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 당시 전 직원의 절반인 1,500명을 감원할 정도로 부도 위기를 맞았던 이랜드는 1999년부터 기업 생존 차원에서 지식경영을 도입, 지금은 국내 기업들의 지식경영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이랜드의 스포츠 브랜드인 푸마는 지식경영 시스템을 적용해 1년 만에 매출액 240%, 영업이익 1,300% 신장이라는 경이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이랜드는 직원 개개인이 갖고 있는 노하우나 지식을 인트라넷상에 '지식몰(KMS)'이라는 형태로 운영, 전직원에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분기별 지식 페스티벌을 열고, 지식경영의 성과와 생산성에 대해 포상과 승진은 물론 연봉에까지 반영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제출된 지식 수는 1만5,000여건이며 이중 등록된 지식이 1만여건에 달한다.
이랜드는 지식경영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기업들이 쇄도하자 지난해부터 아예 매달 1회 무료 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삼성SDS, 포스코, 한솔, LG유통, 동양제과, 제일기획 등 대그룹 외에도 한국은행, 신한은행, 동원증권, 담배인삼공사, 현대경제연구소, 경찰청, 육군통신학교, 해군정비창 등 사회각계 약 700여개 업체와 기관 1,000여명의 관계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수강했다.
국내 대다수 기업들도 지식경영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LG전자는 3년간 혁신 조직과 창조적 조직문화 조성을 추진해 매출 220% 이익 700%의 신장을 거두었다. 삼성전자도 구미 사업장에 '프로'라는 학습조직을 구성,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SK울산 콤플렉스는 회의와 업무 보고제를 폐지하는 대신 지식 체계를 정리한 로드맵을 작성하고 공장 운영 소프트웨어 노하우를 담은 '솔루션 팩'을 개발, 400억원의 매출 신장을 이뤘다. 최근 들어서는 행정자치부, 산업자원부 등 정부 부처와 병원, 공사, 군, 대학, 교회 등 비영리 법인들까지 지식 경영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랜드의 김교연 지식경영팀장은 "지식경영은 개개인이 사용하다 버려졌던 지식과 노하우를 공개해 지표화하고 관리함으로써 미래 발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매력 있는 경영 기법"이라며 "각 업체들이 지식경영을 얼마나 과감히 지속적으로 업무에 적용 시키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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