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작가 윤정희(32)씨의 작품전이 성곡미술관 선정 '내일의 작가' 전으로 4∼27일 열린다. '내일의 작가'는 유망 신진과 지방의 숨은 미술인 발굴을 위해 매년 한 작가를 선정해 전시를 지원하는 제도이다."나는 다양한 빛에 의해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더 나아가 빛을 이끄는 여러 가지 대화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 놀랍도록 다양한 빛을 좇아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는 것이 나의 작업의 주된 컨셉이다."
빛을 좇는다고 했지만 윤씨의 작품에 표현된 빛은 주술적 분위기의 치유 느낌을 준다. 엄청난 노동을 요하는 직조의 과정이 기본인 섬유 작업에 다양한 천과 실은 물론 유리섬유, 젤, 아크릴, 한지, 나뭇잎 등 오브제를 잇대고 덧붙여 독특한 공간감이 넘치는 작품을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준다.
빙글빙글 말려 돌아가는 소용돌이 형상에 나뭇잎과 파라핀을 사용해 태초 생명체의 화석을 연상시키는 작품 'Ashes'가 그렇고, 짓눌려 뒤엉킨 검은 한지 작품 'Tie'나 종이와 나무, 실을 함께 사용한 'Broken Heart'는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심연의 모습처럼 그로테스크하다. 반면 울, 레이온 등을 사용한 섬유 작업 'Misty' 'Line Line Rain' 등은 안정감 있는 단색 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작가는 서울여대 공예과, 미국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섬유과를 졸업하고 지난해 제5회 한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02)737―7650
/하종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