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 3회초. 생애 처음이자 한국인 타자로 첫 개막전 출전의 영광을 안은 '빅 초이'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이 4―2로 앞선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는 통산 242승에 빛나는 메이저리그 정상의 좌완 톰 글래빈. 올해 풀타임으로 첫발을 내디딘 루키 최희섭에게는 벅찬 상대다. 1회초 첫 타석에서도 삼진을 당했다. 두번째까지 맥없이 물러설 수는 없었다. 초구 직구에 이어 두번째도 직구가 들어오자 최희섭은 기다렸다는 듯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좌중간 담장을 직접 맞히는 통렬한 2루타가 터졌다. 4년간 마이너리그의 고행을 마친 최희섭의 풀타임 메이저리그 도전이 본격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최희섭은 이날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여섯번 타석에 들어서 4타수 1안타 3득점으로 성공적인 개막전을 치러냈다. 1회와 9회에 당한 삼진 2개가 아쉽기는 하지만 최희섭은 6회초 무사 1,2루와 7회초 2사 1,2루의 찬스에서 왼손 투수들을 상대로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내 득점으로 연결하는 빼어난 선구안을 과시했다. 3회 2루타를 때린후 마크 벨혼의 중전 안타 때 빠른 발과 판단력으로 홈까지 대시하는 장면을 지켜본 현지 방송은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최희섭의 활기 넘친 플레이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도 "빅 초이가 볼넷 2개를 얻으면서 3득점을 한 것이 결정적으로 팀이 승리하는 발판이 됐다"고 큰 만족을 표시했다.
이날 시카고는 1회 4점을 뽑아 기선을 잡은 뒤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6타수 4안타 7타점을 올린 코리 패터슨의 맹활약과 5이닝 동안 5삼진을 곁들이며 2안타 2실점으로 막은 선발 케리 우드의 호투 속에 메츠에 15―2 대승을 거뒀다. 3일 뉴욕 메츠와의 2차전에는 최희섭 대신 에릭 캐로스가 선발 1루수로 출전한다.
한편 메이저리그 25인 명단에 포함된 봉중근(23·애틀랜타)은 이날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경기에 2―8로 뒤진 9회초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1이닝 동안 3안타로 2실점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 팀은 결국 2―10으로 무릎을 꿇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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