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당락 "사인펜에 물어봐?"

답안지에 찍힌 사인펜 자국이 사법시험 합격 여부를 판가름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강영호 부장판사)는 1일 황모씨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사법 1차 시험 불합격 처분 취소 청구소송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7일 광학판독기(OMR) 용지에 찍힌 사인펜 자국이 컴퓨터용인지, 일반용인지 판별하는 현장검증을 서울 시내 모 사인펜 공장에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자신의 불합격을 납득하지 못한 황씨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지난해 5월. 재판 진행중 법원이 직권으로 실시한 수채점 결과, 황씨는 합격점(83.5점)을 넘어선 83.875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법무부는 "수채점은 원칙이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부 답안지 전체가 OMR로 판독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황씨가 컴퓨터용이 아닌 일반 사인펜을 사용한 것 같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황씨는 시험 당일 준비해 간 사인펜 4∼5자루는 모두 컴퓨터용이었다며 현장검증을 제의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