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 이라크전쟁 발발 이후 전쟁에 관련된 해킹이 급증, 전세계의 정부와 보안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1일 영국 보안회사 등의 발표를 인용한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이후 10여일간 반전 메시지를 담은 국제적 해킹이 2만여 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악관과 미 해군 등의 사이트는 개전 이후 지속적으로 해킹 시도가 끊이지 않았고, 파병을 결정한 우리나라 사이트에 대한 공격도 알려진 것만 수십 건이 넘는다. 이러한 해킹의 대부분은 전쟁에 반대하는 국제적 해킹 그룹에 의한 것이지만 일부 미국 해커들에 의한 반격도 종종 이루어지고 있다.
전쟁에 반대하는 해커들은 공격 대상 사이트의 초기화면에 반전 문구를 크게 새기거나 성조기를 태우는 사진, 이라크전 반대 시위 사진 등을 올려 놓는다. 이슬람 해커그룹 4개가 연합한 USG(Unix Security Guards)는 전쟁개시 이후 전세계 홈페이지 7백여개를 해킹해 "War is terrorism" 등 반전 메시지를 올렸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남미에서 활동하는 해킹 그룹인 '사이버로드'에 의해 해킹당한 것으로 알려진 국내 20여개 홈페이지에도 초록색 하트모양 안에 브라질 국기가 들어 있는 그림과 함께 검은 바탕에 붉은 글씨로 쓴 반전 문구가 올려져 있었다.
반면 전쟁에 찬성하는 해커들도 사이버 테러전에 가세,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의 영문 홈페이지를 공격해 마비시켰다.
미국 스파이 위성사진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간다 바이러스', NOT WAR 라는 제목으로 유포되는 '워노 바이러스' 등 전쟁과 관련된 바이러스도 퍼지고 있다.
반전 해킹이 급증하면서 정부와 국내 보안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미국 및 파병을 결정한 국가의 홈페이지에 대한 해외 반전 단체들의 해킹이 빈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1대의 서버에 다수의 웹사이트를 위탁관리하는 웹호스팅 업체나 다수의 중소기업이 입주해 있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해킹당할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이들 업체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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