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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현섭 강성범/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로 무대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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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현섭 강성범/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로 무대복귀

입력
2003.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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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쉬었습니다. 새 모습으로 신나게 웃겨드리겠습니다."'개인기의 달인' 심현섭(33)과 '수다맨' 강성범(29)이 돌아온다. 1월 "재충전이 필요하다"며 KBS2 '개그콘서트'를 떠났던 이들을 코미디 무대로 다시 불러낸 것은 20일 오전 10시50분 첫 방송되는 SBS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 4일 첫 녹화를 앞두고 맹연습중인 이들은 타고난 '무대 체질'과 달리 "데뷔를 앞둔 것처럼 설레고 떨린다"고 말했다.

"바쁘게 일할 때는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금세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 새로운 트렌드는 뭘까, 다시 무대에 서면 어떻게 웃길까, 죽 그런 생각만 하고 지냈죠."(강성범) "여행 다니고 영화도 보면서 잘 놀았죠. 개그맨에게는 노는 것도 다 공부죠. 머리 싸매고 있는다고 아이디어가 나오나요. 많이 듣고 많이 보는 것이 최고예요."(심현섭)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마냥 기쁘다"며 함박웃음을 짓는 강성범과 달리, 심현섭은 '개그콘서트' 집단 탈퇴 이후 겪은 마음 고생이 채 가시지 않은 듯 표정 한 구석이 어두웠다. "차가 고장 나 좀 쉬겠다는데 좀 뜨니까 배신한다, 건방지다고 얼마나 욕을 해대는지…." 강성범이 "돈 때문에 타 방송사로 이적한다는 비난이 제일 속상했다"고 한마디 거들자, 그는 "그게 사실이라 해도 더 나은 조건을 찾아가는 것이 비난 받을 짓은 아니지 않느냐"고 하소연을 덧붙였다.

심현섭은 내친 김에 지난 대선 때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면서 겪은 속앓이도 털어놓았다. "이 후보를 지지한 이유는 단 한가지, 그를 좋아하고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에 욕심이 있어서도, 아웅산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었기 때문도 아니에요. 후회하지는 않지만 다시는 정치판에 얽히고 싶지 않아요. 내가 할 줄 아는 것은 코미디뿐이란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웃찾사'는 '공개 코미디'란 간판을 내걸었다. 공개녹화란 진행 형식만이 아니라, 웃음을 찾는 모든 사람에게 무대가 열려있다는 뜻도 담겨있단다. 일반 시민의 참여도 대환영이다.

창립 멤버 구성에도 이런 취지가 녹아있다. 이병진 김준호 김대희 박성호 등 '개그콘서트' 출신들과 '컬트삼총사'의 정찬우 김태균은 물론, 코미디 프로 위축으로 무대에 설 기회를 갖지 못했던 신참 개그맨, 대학로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무명 개그맨과 뮤지컬 배우 등이 가세했다. 두 사람의 표현대로 '다국적군'이다. 심현섭은 "당장은 얼굴이 알려진 개그콘서트 출신이나 컬트삼총사에 시선이 쏠리겠지만 '웃찾사'의 주력은 신인들이다. 이들이 잘해야 프로그램의 생명이 길어진다"고 말한다. 강성범도 "개그콘서트 시절에는 내가 잘해야 한다, 돋보여야 한다는 욕심이 앞서 부담이 컸다. 욕심을 버리고 전체적인 조화에 무게를 둘 생각"이라고 거든다.

1996년 SBS 공채 5기로 입사한 두 사람은 무명 시절 고락을 함께 했고 '개그콘서트'로 나란히 인기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워낙 개성이 강해 주로 독무대를 뛰었던 이들이 '숫자 정상회담'으로 오랜만에 찰떡궁합을 과시한다. '1'자를 놓고 "일이 많으실 텐데 찾아주셔서 영광입니다", '1,000'과 '1만'을 놓고 "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떡입니다" 하는 식으로 숫자를 내세워 이야기를 엮어가는 코너인데, 둘은 연기만 하고 대사는 통역관 몫이다. 말 잘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이들이 입을 열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파격이다. 이밖에 심현섭은 '심옹의 개인기 특강', 강성범은 김대희 김준호와 함께 인형극 형식을 빈 구연동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요즘 '개그콘서트'를 보느냐고 물어봤다. 강성범은 딱 한 번, 심현섭은 두 번 봤단다. 사회인 야구단 '스카이 야구팀'에서 뛰고 있다는 이들은 "일요일마다 경기가 열려 뒷풀이를 하다 보면 늦게 귀가하기 때문이지 별 뜻은 없다"고 말했다.

"일요일 아침에 방송되는 '웃찾사'는 온 가족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자꾸 '개그콘서트'와 비교되는 게 부담스럽지만 각 방송사의 간판 코미디 프로인 만큼 경쟁을 피할 수는 없겠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코미디 전성시대를 함께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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