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대통령이 휴식을 취하며 국정을 구상하던 청남대는 과연 어떤 곳일까.대통령 별장 청남대가 4월20일부터 일반에 개방된다. 권력자만 머물던 금단의 공간을 들여다보는 것도 좋지만 가로수 터널을 이루는 진입로와, 철새 텃새가 놀고 있는 평화로운 호수 경관을 감상하는 것도 즐겁다.
청와대로부터 관리권을 넘겨받은 충북도는 요즘 손님 맞이를 위해 안내표지판, 음수대,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느라 분주하다. 관광안내원과 주차관리원 50여명도 배치하기로 했다. 18일에는 지역 주민을 초청, 청남대 정원에서 조촐한 개방 기념식을 갖기로 했다.
청기와 덮은 본관과 강변 산책길
충북 청원군 문의면 청남대에는 대통령이 사용한 건물 몇 동과 잘 가꿔진 아담한 정원, 몇 갈래의 산책로가 있다. 청와대처럼 청기와를 입힌 2층 본관 앞에서는 쭉쭉 뻗은 50∼60년생 소나무 수십그루가 손님을 반갑게 맞는다. 본관 옆에는 대통령의 손자가 놀았음직한 어린이놀이터와 비행기모형, 수영장 테니스장 등 운동시설이 들어서 있다. 뒤쪽 구릉에는 토종잔디가 깔린 헬기장이 있다. 본관 정원에는 주목 잣나무 자두나무 향나무 백송 등 정원수들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대청호는 경관이 일품이다.
정원에서 호수 앞 정자로 이어지는 소나무오솔길(350m)과, 배 밭 사이로 나 있는 300m 길이의 배밭길, 호반을 따라 1㎞ 정도 가늘게 이어진 긴 산책길을 걸으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사색에 잠기게 된다.
베일에 가려졌던 청남대를 구경하려면 먼저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은 충북도 인터넷 홈페이지 문화관광허브사이트(cbtour.net)에서만 받는다. 입장객은 하루 1,000명으로 제한된다. 개방 시간은 오전10시부터 오후6시까지. 관광안내원을 따라 양어장, 본관 건물과 정원에 이어 수영장, 6홀짜리 미니골프장, 호수 앞 정자 등의 순으로 돌아 나와야 한다. 관람에는 약 2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청남대 본관은 제한적으로만 개방된다. 충북도 관계자는 "관리상의 문제 때문에 대통령 임시 집무실과 침실 등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러나 집무실 등의 문을 열어 복도에서 내부를 얼마든지 살펴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전 개방 시기는 구체적인 활용 방안이 확정되는 내년 초로 잡혀 있다.
문의문화재단지와 초정약수
청남대는 주변에도 볼 거리가 많다. 호수 건너편의 문의문화재단지는 대청호 수몰지역 문화재를 옮겨 복원한 역사 교육장이다. 문산관 등 옛 관청과 전통 가옥이 호반 풍경과 조화를 이룬다. 378m 높이의 양성산에 오르면 사방이 트이고 호수가 눈 아래 펼쳐져 가슴 속까지 시원해진다. 청남대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초정약수타운은 세계 3대 광천수의 하나인 초정약수를 실컷 맛볼 수 있는 곳. 운보 김기창 화백의 숨결이 살아있는 운보의 집과 운보미술관도 가깝다. 두루봉 동굴, 손병희 선생 유허지, 단재 신채호 사당, 단군성전, 영조 태실 등 역사 유적도 즐비하다. 청원군 관광과 (043)251―3223, 3228
/청원=한덕동기자 ddhan@hk.co.kr
●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청원IC, 신탄진 IC에서 진입하면 20여분 만에 다다를 수 있다. 두 길 모두 물길과 숲 터널이 꼬리를 무는 환상적인 호반 드라이브 코스다. 초정약수 등을 먼저 들르려면 청주IC를 이용해도 된다.
그러나 승용차, 관광버스로 곧장 청남대에 갈 수는 없다. 문의문화재단지 광장에 차를 세운 뒤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충북도는 문화재단지 인근 문의중학교 맞은편에 500대분의 주차장을 마련, 곧 개장할 계획이다. 초정약수 스파텔은 초정약수 광천욕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관광호텔이다.문의면 등 대청호 주변에 민물회와 매운탕집이 많다. 문의면 미천리 식당의 표고버섯칼국수가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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