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상 세대는 어릴 적 민물에서 잡은 새우로 젓갈을 담가 먹은 기억을 갖고 있다. 널린 새우를 잡는 재미도 있었지만 젓갈을 뜨거운 밥에 비벼 먹었을 때의 맛이란 지금 생각해도 군침이 돈다. 토하젓 얘기다.민물새우로 담근 젓갈을 가리키는 토하젓은 지금도 전남 영암에서는 밥상위에 빠지지 않고 오른다. 매콤한 듯 짭짤한 맛이 식욕을 돋우고 체했을 때 많이 먹어 '소화젓'이라고도 불렀다. 실제 소화효소도 많이 들어 있다.
쉬는 논에서 양식되는 토하는 매년 11월께 젓갈로 담가진다. 새우가 겨울 동면에 들어가기 전 가장 살찌고 껍질이 두꺼워질 때 담가야 살이 통통하고 맛있기 때문. 영암군 금정농협은 이때 토하를 수매해 3개월 이상 저온 숙성시킨다. 찹쌀과 소금 생강 마늘 파 고추가루 참깨 등이 골고루 들어가 맛깔스럽다. 새우 자체에 당도가 있기 때문에 설탕이나 조미료는 넣을 필요가 없다.
3개월 이상 숙성시킨 토하젓에는 키틴 올리고당이 풍부하다. 새우 껍질의 키틴이 염기와 반응하면서 항암효과가 뛰어난 키틴올리고당을 형성하기 때문. 오염된 유해 중금속 이온을 흡착, 배출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토하젓 생산량은 그리 많지 않다. 양식장 2,000평에서 겨우 130㎏ 정도만 생산된다. 토하 1㎏ 수매가도 중국산의 10배가 넘는 5만원 이상이다. 금정농협 김재근 조합장은 "지난해 생산된 토하는 추석 때 다 팔려나갔다"며 "금정군이 산간 지역이라 평야 지역의 토하보다 흙내음이 적게 나 뒷맛이 깔끔한 것도 상품가치를 높인다"고 소개한다. 올해 토하젓은 3월부터 출하되고 있다. 500g 2만7,000원. 금정농협 (061)472―1777∼9.
/영암=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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