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은 수많은 종군기자, 첨단 보도 장비에 의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지만, 과장보도와 오보가 적지 않다. 쿠웨이트의 미군사령부에 등록한 기자만도 2,000여명이고 이라크내 현지부대에 배속된 종군기자만 500여명일 정도다.장비도 대단하다. 타자기, 연필, 취재 수첩이 전부였던 과거와는 달리 이라크전 취재에는 최신형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는 물론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위성전송기, 발전기까지 동원되고 있다. 미디어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오보는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군의 이라크 남부 움 카스르 항구의 점령보도가 대표적. 미영 연합군은 개전 초기 움 카스르가 연합군의 수중에 떨어졌다고 밝혔으나 움 카스르의 이라크군 저항은 그 뒤에도 수일간 계속됐다. 미영 언론들은 26일 120대의 이라크군 탱크가 바스라를 빠져나갔다고 보도했으나 다음날 아침 겨우 몇 대의 수송차량만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자에서 오보의 원인을 종군기자들의 경험 부족으로 꼽았다. 미 국방부가 개전 전 부대 배속 종군기자들 200여명에게 4주간 신병훈련을 시켰지만 그것만으로는 전투나 전쟁에 익숙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종군기자들은 자신들의 눈으로 확인한 단편적인 정보만 전달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서 흥분해 통상적인 포격을 격렬한 전투로, 작은 부상을 중상으로 보도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미영 연합군 지휘부가 선전전, 심리전을 구사하기 위해 언론에 유리한 전황만을 제공하는 '언론 관리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도 과장보도를 초래하고 있다. 여기에다 시청자들을 흥분 시키는 장면에 집착하는 TV 편집자들의 선정주의도 정확한 전황 보다는 극적인 장면과 그럴듯한 기사가 나가게 하고 있다. 그러나 1991년 걸프전 때와 달리 이라크를 지원하는 아랍계 방송들의 비중이 커지면서 서방 언론들의 오보는 즉각 검증되고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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