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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폭격 민간희생 막대" 이라크서 반전 2인 참상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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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폭격 민간희생 막대" 이라크서 반전 2인 참상전해

입력
2003.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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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바람 때문에 오래간만에 깨끗해진 하늘을 볼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한낮에 다시 폭격이 시작되네요."(유은하) "폭격기들이 이젠 민가와 정부기관을 가리지 않고 폭격을 해댑니다. 거리는 온통 피바다고, 모두들 놀라 제정신이 아닌 듯 보였습니다."(배상현)이라크에서 반전·평화활동을 벌이고 있는 배상현(28) 유은하(29) 씨 등이 28일 미군의 공습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라크 바그다드의 참상을 1주일만에 전해왔다. 이들은 자신의 무사함을 전하면서도 죽어가는 이라크 시민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슬픔 때문에 힘겨워했다.

배씨는 이날 오전 경남 마산 열린사회희망연대 앞으로 보낸 이메일을 통해 "시내 하늘은 온통 검은 연기로 차 있고 메스꺼운 화약 냄새가 진동한다"며 "27일 폭격으로 민가 7채가 순식간에 파괴됐고 한 상가가 폭격당해 38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는 등 바그다드는 피로 물들고 있다"고 애통해 했다.

하루 전 배씨와 통화를 한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대표는 "배씨가 '한국군 파병 소식 때문에 이라크 사람들이 한국인을 적대시하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배씨는 폭격현장을 카메라에 담다 스파이로 오인돼 호텔에서 쫓겨나 현재 바그다드 변두리에 있는 알 웨드바 정수장에 머무르고 있다.

이라크반전평화팀(IPT)과 함께 민간인 지역 폭격 현장 방문, 구호활동 등을 벌이고 있는 유씨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전범으로 고소하기 위한 자료 수집에 나섰다.

이날 자신이 함께 선교활동을 벌이던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www.anabaptistcenter.org)에 보낸 글을 통해 유씨는 "모래폭풍이 멈추자 폭격이 시작됐고 파란 바그다드 하늘에 다시 검은 석유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유씨는 또 "이라크 정부가 인터넷 사용을 사실상 막아 소식을 전하기 힘들다"며 "민간인 피해가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 많다"고 밝혔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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