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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남녀고용평등대상/여성 승진 "유리천장"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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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남녀고용평등대상/여성 승진 "유리천장" 여전하다

입력
2003.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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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의 출범을 맞아 여성계는 해묵은 과제를 다시 끄집어냈다. '유리천장은 아직도 높다'는 것이다. 강금실 법무, 김화중 보건복지, 지은희 여성, 한명숙 환경 등 사상 최대인 4명의 여성 장관이 탄생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정치적' 임명일 뿐, 통상 정통 관료출신이 임명되는 차관 인사에서는 단 한명의 여성도 없었다. 공무원 사회의 '유리천장'이 얼마나 높고 뚫기 어려운지를 보여준 사례였다.여성 고위직 진출 드물어

여성 차관이 없다는 사실은 고위직 여성공무원의 핵심 인력풀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지난해 행정고시 합격자 28.4%, 외무고시 45.7% 등 고시에서 여성이 맹위를 떨치는데도 공직에서 여성 관리직의 비중은 미미하다. 3급 이상 고위직은 약 40명이다. 하지만 5급 이상 일반직의 경우 여성공무원은 2001년말 현재 1,171명으로 3.8%. 1996년 2.5%에서 97년 2.7%, 98년 3.2%, 99년 3.4%, 2000년 3.7%로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게 청신호다.

일반 기업에서도 여성 관리직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30인 이상 사업체를 기준으로 과장급 이상 여성 경영관리직은 7,622명으로 관리직 전체의 4.9%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임원급은 더욱 참담하다. 삼성그룹의 여성 임원은 7명. 전체 임원 수가 1,00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1%도 안 된다. LG그룹도 700여명의 임원 중 여성은 4명 뿐이다. 그나마 공채 출신으로 평사원부터 승진을 통해 임원에 오른 경우는 각각 1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규채용에서 여성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2000년 신입사원 중 여성은 15%였으나 지난해에는 20%로 늘어났다.

여성을 핵심인력으로 키워야

더 큰 문제는 채용이란 진입장벽을 뚫은 이후다. 여성부 관계자는 "특정 성에 채용목표를 할당하는 등의 방식으로 여성의 사회진출은 늘어났지만 핵심 인력풀에 진입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또 "여성 인력풀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에 앞서 인력풀을 키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근로자들은 요직을 거치는 기회를 갖지 못해 승진에 필요한 핵심 인력으로 성장할 기회를 봉쇄당하고 있다. 재무경영과 광고홍보 부서의 경우 여성 관리직이 6%에 다가가는 반면 구매, 판매, 연구개발 부서에서는 3%도 되지 않는다. 관리직에 올라도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 여성 관리직의 평균 임금은 남성 273만원의 83.5% 수준인 228만원이었다.

정부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 정부가 2006년까지 5급이상 여성공무원 10%대 확보를 목표로 내놓은 여성관리직 임용확대 5개년 계획은 '1과1여성제', '남성보직에 여성 배치' 등의 방안을 담고 있다.

노동연구원 이주희 연구위원은 "남성중심적 기업문화를 뚫고 여성이 핵심인력풀로 크기 위해서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연, 지연 등으로 얽힌 남성들의 네트워크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한계가 있고, 임신출산과 육아와 관련해 가족친화적 근무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등 보이지 않는 승진 장벽이 존재하는 한 '유리천장'을 뚫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평등의 전화 황현숙 실장도 "법과 제도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승진 차별 관행이 존재한다"며 "불이익을 호소하는 여성근로자는 상당수지만 공식적인 문제 제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한다.

이주희 연구위원은 "여성 인력풀 양성의 실효를 거두려면 채용, 승진, 훈련에서 비차별적인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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