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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개전 8일째 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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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개전 8일째 전황

입력
2003.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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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전쟁이 개전 일주일을 넘기면서 양측 전략에 중대한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수세적 방어에 치중했던 이라크는 수도 바그다드를 지키던 최정예 공화국 수비대를 전격적으로 남부지역으로 이동 배치, 공세로 돌아섰다. 반면 바그다드 인근 80㎞까지 밀고 올라 갔던 미영 연합군은 사막의 모래 폭풍과 게릴라 공격에 시달리면서 성급한 진격보다는 '배후 다지기'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이라크의 공세 바그다드 주변에 포진해 있던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 3,000여명이 26일 저녁(현지 시간) 바그다드에서 80㎞ 떨어진 카르발라 남쪽으로 이동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들은 1,000여대의 장갑차와 차량, 탱크를 앞세운 채 모래 바람을 뚫고 시속 30∼60㎞로 남하했으며, 또 다른 병력은 바그다드에서 7번 고속도로를 이용, 남동부 알 쿠트에 배치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남부 바스라에서도 이라크군은 100여대의 장갑차와 탱크를 타고 시 외곽 남동부 지역으로 진격, 영국군과 교전을 벌였다.

공화국 수비대의 남하는 미국의 전쟁 입안자들도 깜짝 놀랄 정도로 대담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바그다드에 웅크리고 앉아 시가전으로 승부할 것이라던 예상을 뒤엎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영 연합군이 이라크군의 저항과 악천후로 주춤해진 틈을 이용해 남쪽 방어선을 강화하고 연합군 후방의 게릴라전을 독려, 전세를 반전시키려는 의도다. 이라크는 미 보병 4사단이 터키를 거쳐 북쪽에서 공격해오는 계획이 터키의 거부로 좌절됨에 따라 바그다드 남쪽 전선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이라크는 이 같은 상황 변화를 활용해 미영 연합군을 사막에 가둬놓고 앞은 공화국 수비대가, 뒤는 사담 페다인이 협공하는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고기가 어망에 들어오는 꼴"이라며 반색하는 분위기이다. 이라크군을 사막으로 끌어내 막강한 공군력으로 싹쓸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은 이날 B―52폭격기 편대를 동원, 공화국 수비대의 이동로를 따라 500m마다 500파운드의 폭탄을 퍼부어댔다.

미국의 전략 변화 미국은 바그다드를 조속히 점령하겠다던 당초의 속전속결 전략에서 배후 다지기로 선회하고 있다. 460㎞로 길어진 보급선이 이라크의 게릴라 공격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의 가장 큰 전략적 미스는 3만∼6만명으로 추산되는 사담 페다인이라는 비정규군의 존재를 예상하지 못한 점으로 지적된다. 이들은 음식과 탄약 보급 문제로 애로를 겪고 있는 미 전방 부대의 후미를 괴롭히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군은 바그다드 전투를 준비하던 전방 병력의 일부를 뒤로 돌려 사담 페다인 소탕 작전에 나서고 있다. 또 미 육군 제173 공수여단 1,000명을 이날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통제지역의 한 비행장에 낙하산 투입, 북부지역에 새로운 전선 형성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이와 함께 보병 4사단 병력을 비롯, 모두 3만명을 27일부터 쿠웨이트를 통해 전선에 증파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최첨단 디지털 부대로 알려진 보병 4사단의 탱크와 야포 등 장비들이 최전선까지 옮겨지려면 보름 이상이 걸린다. 따라서 미군은 당분간 시간이 걸리더라도 '선(先) 배후안정 후(後) 바그다드점령'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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