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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현장/수도권 남부에 판교·용인동백지구 있는데 수원 이의동에 또 신도시?

입력
2003.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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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 이의동의 개발을 둘러싸고 수원시와 시민단체가 대립하고 있다. 수원시가 최근 이 곳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해줄 것을 건설교통부에 요구하자 시민단체들이 공동 대책위원회를 구성, 이를 저지하기로 하면서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것."자급자족형 저밀도 신도시"

수원의 동쪽 끝에 있는 이의동은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숲이 울창하고 밭이 많은 녹지 지역. 수원의 대표적 휴식 공간인 원천유원지, 신대저수지도 이의동에 있다.

이곳 340여만평에 2만여세대를 수용하는 자급자족형 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게 수원시의 구상이다. 계획대로라면 280만평에 8만9,000세대가 들어서는 인근 판교신도시보다 훨씬 밀도가 낮은, 쾌적한 주거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건교부에 요청한 택지개발지구 승인이 나는 대로 개발계획을 수립, 2005년 초부터 본격 조성 공사를 시작해 2010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시는 신도시에는 주거용 아파트 말고도 경기도청 등 관공서가 모이는 행정타운, 컨벤션센터, 업무단지, 관광위락시설, 첨단기술연구시설 등이 입주할 것이라고 말한다. 주거단지는 40∼60층의 주상복합아파트 위주로 건설하되 녹지, 운동시설도 충분히 갖추도록 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에서 정자역까지 연결되는 전철 신분당선을 이 곳까지 연장하면 교통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수원시는 주장한다.

시민단체의 녹지 파괴 지적과 관련, 수원시는 이의동 신도시가 오히려 난개발을 막아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의동은 오래 전부터 행정타운 조성과 컨벤션센터 건립이 계획돼 있을 정도로 개발 압력이 높았는데 그대로 두면 용인과 비슷한 난개발 시가지가 될 것이기 때문에 체계적인 저밀도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시 관계자는 "대다수 주민이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의 기존 신도시와 달리 이의동은 각종 생활, 편의시설이 신도시 안에 있는 진정한 의미의 자급자족형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 파괴, 난개발 가능성"

수원경실련, 수원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수원시의 주장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개발이 본격화하면 어떤 형태로든 환경이 파괴되고 난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자급자족형 신도시가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근시안적 시각이자 현실을 도외시한 강변이라고 꼬집는다. 분당, 용인에 이은 새로운 서울 출퇴근형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의동과 불과 1㎞ 떨어진 용인시 상현동 부동산중개업소의 김모(54)씨는 "상현동 주민들이 용인 수지를 거치지 않고 이의동 인근 동수원 IC를 통해 곧장 서울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의동이 벌써부터 부동산 업자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수원 주민보다 서울, 용인 주민으로부터 더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해 시민단체의 주장을 거들었다.

수원경실련 등은 수 차례에 걸쳐 개발 계획의 백지화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최근 '이의동 개발계획 저지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 시민들을 대상으로 개발 반대 서명을 받는 등 조직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대책위의 관계자는 "이의동마저 개발되면 서울―판교―분당―용인―수원을 잇는 녹지축이 끊기고 서울에서 수원이 길다란 하나의 도시로 이어져 수도권 남부지역의 환경이 나빠지고 교통난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타당성, 필요성이 입증되지 않은 행정타운과 컨벤션센터 건립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경실련 노건형(34) 사무총장은 "개발여부도 문제지만 관주도로 진행되는 일방적인 개발 계획 역시 문제가 많다"며 "지금이라도 주민여론을 수렴, 올바른 토지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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