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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뜨거운 "LCD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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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뜨거운 "LCD 전쟁"

입력
2003.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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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D램을 밀어내고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차세대 주력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는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시장에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삼성과 LG의 싸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TFT―LCD는 컴퓨터 모니터, TV,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소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시장에서 매출 규모가 반도체 D램 시장의 규모를 넘어서며 황금산업으로 급속하게 부상하고 있다.

양보 없는 생산라인 확대 경쟁

삼성전자와 LG 필립스 LCD는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놓고 1, 2위를 다투는 라이벌관계. 지난해 전체 점유율에서는 삼성이 17%를 기록, 16.6%의 LG를 간발의 차로 앞섰지만, 지난해 4·4분기에서는 LG가 19.2%로 17.1%의 삼성을 앞질렀다.

올 들어 생산라인 확대경쟁에 불을 지핀 쪽은 LG. LG는 올 초 경기도 파주에 50만평 규모의 LCD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5세대 생산라인을 추가, 현재 매월 6만장 수준인 생산능력을 연내 12만장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25일 천안사업장에 월 6만장 생산 규모의 5세대 6라인 건설에 1조2,240억원을 투자, 내년 상반기부터 총 16만장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또 6세대 설비투자 없이 당초 2005년부터 건설할 예정이었던 7세대 라인 건설을 1년 정도 앞당겨 내년부터 착수, 5세대에서 7세대로 곧바로 뛰어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분별한 투자는 위험하다

양 사가 이처럼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생산라인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LCD가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선행투자를 통한 시장 지배력 확보가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TFT―LCD 생산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곳은 LG. 반도체가 없는 LG로서는 첨단 산업의 총아 LCD에 승부를 걸고 있는 셈이다. 반면 삼성은 반도체에 이어 LCD에서도 우위를 지켜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LCD가 2005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돼 공급 과잉 등 우려는 없어 보이지만, 워낙 대규모 시설투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향후 디지털 TV 시장의 주도권이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TV로 갈 수도 있는 점을 생각하면 LCD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자세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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