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을 뛰어넘는 고도의 창작무용인가, 발레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파괴 행위인가. 관객들에게 늘 이러한 고민을 던져주는 스웨덴의 쿨베리 발레단이 4월 3∼5일 오후 6시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백조의 호수'를 선보인다.현대무용의 선두주자이자 '이단아'라는 평을 받고 있는 마츠 에크(58)가 1987년 안무한 이 작품은 우아한 고전발레와 거리가 멀다. 줄거리는 어머니의 과보호 속에서 자라난 질투심 많은 왕자가 백조를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토 슈즈를 신지 않은 맨발의 까까머리 백조들이 춤추는가 하면 남녀 무용수들이 함께 튀튀(우산을 펴놓은 듯한 여성 의상)를 입고 뒤뚱거리는 모습으로 관객을 웃긴다. 그들의 괴상한 몸짓과 소리는 발레라기보다는 코믹한 연극에 가깝다. 기존 '백조의 호수'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뿐이다.
이처럼 과감한 형식파괴 때문에 초연 당시 평론가들은 자리를 떴고, 요즘도 공연을 감상하는 발레리나들은 '충격'의 눈물을 흘린다. 마츠 에크는 그러나 "고전을 바꾸는 게 아니라 고전이 낳은 새로운 유산"이라며 "과거의 진부한 표현 대신에 새로운 시도를 함으로써 풍부한 언어가 탄생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쿨베리 발레단은 마츠 에크의 어머니 비르지트 쿨베리가 67년 창단했으며 마츠 에크는 85∼93년 이 발레단의 예술감독을 지냈다. 3만∼7만원. (02)2005―0114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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