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관건이다. 4월을 얼마나 잘 버티느냐에 팀 운명이 달려 있다." 두산 김인식 감독은 최근 3년간 시즌개막을 앞두고 이렇게 되뇌이곤 했다. 시즌 초 주력투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하며 선발투수 5명을 구성하기조차 버거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들어 김 감독은 아예 입을 다물어버렸다. 지난 시즌 선발의 한축을 담당하며 사실상 에이스 노릇을 했던 레스와 특급마무리 진필중을 떠나보낸 후 특별한 전력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김 감독은 박명환, 곽채진, 구자운등 3명의 선발투수진을 확정했을 뿐이다.하지만 김 감독은 26일 부산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 선발로 나선 이경필(29)이 호투하며 부활의 조짐을 보여 한시름을 덜었다. 어깨부상과 팔꿈치수술로 최근 3년간 개점휴업 상태였던 선발요원 이경필은 이날 5이닝 동안 16타자를 맞아 55개의 공을 뿌리며 2피안타 3탈삼진의 무사사구 무실점의 깔끔한 투구로 팀의 7―1승리를 이끌었다. 배명고와 한양대를 거쳐 1997년 입단, 프로7년차인 이경필은 이듬해 10승, 99년엔 팀내 최다승(13승 7패)을 올리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으나 2000년초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3년의 공백을 가졌다. 김 감독은 19일 현대전에 이경필이 3이닝동안 5실점했음에도 "이제 한 경기에 출장했을 뿐이다. 여전히 선발 후보 명단에 올려 놓고 있다"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경필은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이날 특유의 완급을 조절하는 피칭을 앞세워 올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이경필은 경기 후 "바깥쪽 직구 위주로 맞춰 잡겠다는 생각으로 공을 뿌렸다. 제구력도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송지만(한화)은 기아와의 광주경기에서 이틀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이종범(기아), 틸슨 브리또(삼성)와 함께 홈런 공동선두(3개)로 올라섰다. 한화는 송지만의 3점홈런을 앞세워 기아를 6―0으로 제압했다. 현대는 수원경기에서 용병투수 쉐인 바워스의 호투로 삼성을 6―1로 물리쳤다. 바워스는 5이닝동안 17타자를 상대로 2피안타 3탈삼진, 볼넷1개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브리또는 4타수 4안타 솔로홈런 1개를 터뜨렸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잠실에선 SK가 LG를 4―3으로 따돌렸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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