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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이라크戰 5일간 5,600만弗 차질 수출苦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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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이라크戰 5일간 5,600만弗 차질 수출苦 깊어간다

입력
2003.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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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의 파편이 국내 기업으로 튀기 시작했다. 이라크전 발발이 엿새째로 접어들며 중동지역 수출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에 주력하던 중소 기업들은 당장 수출대금이 회수되지 않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최악의 사태를 맞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중단되거나 연기되는 수출

24일 오전 KOTRA 통상전략 팀 사무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바그다드 무역관에서 '수출 5,500만 달러 손실 우려'라는 급전이 날아왔기 때문. 이라크에 수출할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3,000대(약 4,500만 달러)를 비롯해 L사의 의약품, 중소업체의 기계류 등 모두 5,500만 달러에 이르는 수출품 선적이 무기 연기됐다는 내용이었다.

확인 결과 현대차는 쿠웨이트로 수출할 차량 200여대(약 300만 달러)만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항에 묶여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통산전략팀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돌리면서도 "전쟁이후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중동지역 한 국가에 1,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건을 추진해왔던 보안광전송 장비제작업체 A사는 전쟁이후 수출 상담이 전면 중단돼 비상이 걸린 상태. A사 관계자는 "이번 계약 성사에 회사의 사운을 걸다시피 했기 때문에 거래가 무산 될 경우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시계 제작업체 B사는 쿠웨이트로 총 15만 달러 정도 수출을 하려고 물건을 만들어 놓았지만, 전쟁이후 갑자기 "보류해달라"는 연락이 와 그 동안 보관비용만 무려 4만 달러 정도 들어가는 피해를 입었다.

오만에선 한국의 4개 조선사가 참가, 유치경쟁을 벌였던 1억6,000만 달러 규모의 LNG선 입찰이 전쟁으로 무기 연기됐다. 그 동안 승합차(9·12인승)를 중심으로 중동지역으로 한국산 중고차를 수출하던 업체들도 수출이 연기돼 속을 태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비상대책반은 24일까지 선적 및 하역 중단을 비롯해 대금회수 지연 등 모두 406건의 중동지역 수출피해 사례가 접수됐으며 금액으로는 5,6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장기화하면 피해도 눈덩이

이라크전이 장기전으로 갈 경우 기업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 우선 항공 및 해운 운임과 보험료가 껑충 뛰어올랐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오가는 해상운임은 전쟁 전 20피트 컨테이너 당 1,300달러에서 전쟁이후 1,550달러로 치솟아 20% 가량 올랐다. 보험료도 전쟁전에는 쿠웨이트로 가는 보험료의 경우 선가(선박의 가격)의 0.05였으나 지금은 15배가 뛴 0.75로 급등했다고 해운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또 해외 바이어들의 한국 방문이 중단되는 등 투자 위축도 감수해야 할 것 같다. 28일 열릴 '금형전시회'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미국 캐나다 등 11개 업체가 전쟁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고, 4월22일 KOTRA 주최로 열리는 다국적기업 아시아본부 최고경영자 행사도 규모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역협회 한 관계자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중동시장의 수출여건이 급랭하는 것은 물론, 일부 중소기업은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기적인 금융지원 등 다각도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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