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진입한 미군이 바그다드 남쪽 나자프 인근에서 화학무기 생산 공장을 발견했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언론들이 보도, 진위 여부가 주목된다.폭스 뉴스 등 미국의 언론들은 23일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미군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남쪽 약 160km 지점인 나자프 인근에서 생화학무기 생산 기지로 보이는 공장을 발견했다"며 "이 시설의 책임자인 이라크 장성 2명이 현재 미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를 처음 보도한 예루살렘 포스트는 "전기 울타리로 둘러싸인 100에이커 규모의 거대한 이 공장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수용소의 무시무시한 과학 시설의 모습을 닮았으며 공중에서 촬영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시설 주변에 모래 벽을 만들어 위장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이 화학무기 공장으로 확인되고 이라크의 무기 제조 증거가 확보된다면 미국으로서는 바그다드 점령 못지 않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보유를 증명함으로써 이번 전쟁이 명분 있는 전쟁이라는 비판을 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현장 조사가 후세인 대통령측의 협조 거부로 실효성 없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유엔의 지지 없는 전쟁을 강행한 데 대한 부담도 덜게 된다.
유엔 무기사찰단은 올 초 나자프 지역을 방문했었으나 이 의혹 시설을 발견했다는 보고는 없었다.
미 abc 뉴스는 이와 관련 미군이 확보한 장성이 후세인 대통령이 은닉해 온 대량살상무기의 생산과 관련한 정보를 캐는 금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미 정부의 반응은 아직까지는 신중하다. 미 국방부와 중부 사령부측은 "아직 이 시설에 금지된 무기가 존재할 것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시기 상조"라고 말했다.
댄 헤틀레이지 미 국방부 대변인도 "미군이 이 공장에서 무엇이 만들어지고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특히 이라크의 화학무기 제조 공장 보유 사실이 확인될 경우 이라크 군측이 최후 저항수단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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