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구단에서 홍보팀장은 대개 선수단을 총괄하는 단장 다음의 2인자가 맡는다. 홍보팀은 팬들이 구단과 모기업을 좋아하게 만드는 임무 뿐만 아니라 프로모션까지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구단 프로모션의 핵심은 팬들이 경기장을 자주 찾게 만들고 경기장에서 돈을 듬뿍 쓰고 나가게 하는 데 있다. 따라서 이 방면의 전문지식을 갖춘 스포츠 기자출신이나 광고전문가 혹은 마케팅전문가가 팀장으로 선임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홍보팀장이 스포츠에 대한 애정, PR에 관한 전문지식, 돌발사태 발생시 대처하는 능력만 갖추면 충분했지만 요즘은 프로모션에 관한 전문지식도 요구되고 있다.홍보팀에 프로모션 지식이 요구되는 이유는 프로구단이 이익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고 주요 고객인 팬, 미디어, 광고주를 상대하는 부서가 바로 홍보 팀이기 때문이다. 구단이 버는 돈의 대부분은 팬 호주머니, 방송사, 광고주에게서 나오고 있고 이들에게 경기, 기념품, 라이브 쇼 등 구단이 만드는 모든 제품을 돈을 주고 살만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부서를 홍보팀으로 본다는 뜻이다.
SID(Sports Information Director)로도 불리는 홍보팀장 직책에 프로모션 능력을 갖춘 인재를 앉히려는 프로구단이 많아진 이유는 하나 더 있다. 프로구단이 돈을 버는 데는 높은 승률을 만들 수 있는 선수단이 필수적이지만 챔피언은 오직 한 팀 뿐이기 때문에 프로구단은 낮은 승률로도 팬을 유인할 수 있는 능력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낮은 승률을 상품화하는 사업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 바로 홍보팀이다.
프로구단은 아니지만 미국의 한 대학팀이 홈 경기 32연패 행진 중일 때 실시했던 '1승하는 날' 이라는 프로모션이 성공했던 것도 홍보팀의 역할을 잘 보여준 단적인 사례이다. 이 프로모션은 언제 한번 이길지 기약은 없지만 이기는 날 경기장을 찾은 모든 팬들에게 프렌치 프라이, 피자, 티셔츠를 전부 공짜로 준다는 행사였다.
공표 첫날 이 대학 팀은 연패 수를 하나 더 추가하고 말았지만 지역 대학리그 사상 7년 만에 한 경기 최다관중이라는 대단한 성과를 올렸다.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은 팬들이 모르면 좋았던 연패기록을 전국적으로 알리게 되어 낯이 뜨거웠지만 오랜만에 꽉 찬 경기장에서 경기를 해 신은 났다고 한다. 홍보팀의 선전이 없었다면 전국의 미디어, 지역 팬이 전혀 주목하지 않았을 성공사례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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