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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여사의 TV보기]SBS 아침드라마 "당신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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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여사의 TV보기]SBS 아침드라마 "당신 곁으로"

입력
2003.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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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드라마는 '동네 북'?그만큼 시청자와 방송 평론가들로부터 호되게 두들겨 맞는다는 얘기다. 그럼 아침 드라마가 왜 그렇게 '동네 북'이 되었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아침 드라마의 주 시청자는 주부다. 주부를 주 시청자로 삼다 보니 아침 드라마에는 전형이 생긴 것 같다. 즉 '아침에 TV 앞에 앉아 드라마를 보는 주부들이라면 이런 내용을 좋아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아침 드라마를 제작하는 공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외도와 불륜, 치정, 부유한 자와 부유하지 못한 자의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갈등, 시부모와의 갈등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같은 주제 속에 공감되지 않은 여러 관계가 뒤얽히면서 치졸한 상황을 연출하다가 막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아침 드라마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보니 '동네 북'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인지도 모르겠다.

SBS 일일극 '당신 곁으로'(오전 8시30분)도 아침 드라마의 전형적 요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먼저 드라마를 풀어 가는 방식이 고답적이다. 두 쌍의 연인이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애인에게 마음이 빼앗긴 사람들이 자신의 애인을 버리고 동거를 시작한다. 물론 여자는 가난하고 착하기 그지없고, 남자는 부유하다. 시부모로부터 냉대를 받는 것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인을 빼앗긴 상대방들은 그들을 잊지 못해 여전히 그들 주변에서 서성거린다. 급기야 남자의 애인이던 여자가 남자의 아기를 유괴한다. 이 아기 유괴사건을 계기로 동거하던 남녀 사이는 금이 가게 된다. 지금까지의 줄거리다.

가난하지만 착한 여자 주인공, 그를 사랑하는 부유한 남자 주인공, 그들을 인정하지 못하는 시부모, 딸의 덕을 보려는 철없는 친정 부모는 현대를 사는 시청자와는 거리가 먼 인물 설정이다.

인물들의 행동도 비상식적이고 극단적이다. 우발적이긴 했지만 아기를 유괴하는 비윤리적 상황으로 몰고 간 과거의 약혼녀, 이 사건을 계기로 친구의 아내이기도 했던 여자에게 다가서는 옛 애인. 다시 과거의 연인들끼리 합쳐지게 되지만 또 다른 불행이 예감되는 그들의 미래,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듯 하지만 앞이 내다보이는 드라마의 내용은 답답하고 고루하기 짝이 없다.

시청자들은 다양하고 재미있는 드라마의 홍수 속에 빠져 살고 있다. 그만큼 시청자의 눈높이도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주부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아침 드라마는 여전히 '주부들은 이런 내용을 좋아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빠져 과거에나 존재했을 법한 비현실적 인물들의 극단적이고 비윤리적 행동들을 그려내고 있으니 주부들에게 외면 받기 십상이다.

건강한 내용이 담긴 삶의 알콩달콩 이야기로, 아침을 여는 주부들에게 신선한 하루를 제공하는 드라마. 바로 이런 아침 드라마를 주부들은 원한다는 사실을 방송사가 깨달았으면 한다.

/맹숙영·방송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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