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발발 5일째인 24일 세계 각국에서는 전쟁 희생자를 애도하면서 전쟁중지를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이탈리아에서는 이날 전쟁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수도 로마의 상징인 콜로세움에 긴 검정 깃발이 내걸리고 평화를 촉구하는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수천명의 시민들은 시실리와 아비아노의 미군 기지에 평화를 의미하는 무지개 깃발을 달았다.
스페인 내전 당시 최악의 학살무대였던 바스크 지방의 게르니카 주민 100여명은 피카소의 명화 '게르니카'의 복사본을 배경으로 "더 이상의 게르니카는 없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깃발을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일본도 2,000여명의 시민들이 2차대전 당시 원폭 희생지인 히로시마 등에서 평화행진을 벌였다.
파키스탄 라호르에서는 어린이와 여성이 포함된 20여 만명이 운집해 반미 구호를 외치며 평화 시위를 벌였다. 이집트 요르단 등 이슬람권과 아시아에서도 반미 시위가 벌어졌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수백명의 이슬람교도들이 이라크군을 지원하기 위해 의용군으로 자원했다.
미국 워싱턴에서는 2차대전과 한국전, 베트남전 등에 참전해 무공을 세운 미국의 퇴역군인 수백명이 모여 평화 행진을 벌였다.
○…24일 오전 바그다드에 재개된 연합군의 공습 중 미사일 한발이 남서쪽 주거지역에 떨어졌으나 폭발하지 않았다고 중국의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23일 오전에는 이라크 국경 부근에서 시리아 여객버스 1대가 미국의 미사일 1기에 피격돼 피난중이던 시리아 민간인 5명이 숨지고 10명 다쳤다고 시리아 관영통신이 24일 보도했다. 같은 날 미군이 발사한 토마호크 미사일 2기가 잘 못 발사돼 터키 영토 내 인구 밀집도가 낮은 지역에 떨어졌지만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미군이 발표했다.
○…러시아 방산업체 기술자들이 연합군의 정밀유도 폭탄과 군용기 유도에 필요한 위성신호에 대한 이라크의 교란 활동을 돕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 고위 당국자가 23일 밝혔다.
그는 한 러시아 기업체 직원들이 이라크에 머물면서 미국의 지구위치확인 기술을 방해하는 정교한 전자 시스템의 설치·가동을 지원하려 한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무척 당황하고 있으며 고위급 차원에서 러시아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는 22일 러시아의 다른 2개 회사는 유엔에 의해 금지된 대전차 미사일과 수천개의 야시경을 이라크에 판매했다고 전했다.
○…연합군 탱크들이 바그다드로 진격하고있는 지역에서 소택지(沼澤地)가 말라 희귀 동식물이 멸종위기에 처하는 등 생태학적 재앙이 점증하고 있다고 영국 BBC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최근 위성사진을 판독 한 결과, 메소포타미아 습지들 가운데 채 7%도 못 되는 땅만이 이 같은 재앙을 모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3일 공개된 한 인터뷰에서 프랑스와 독일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아들 부시 현 대통령의 대 이라크 군사공격을 옹호했다. 1991년의 제1차 걸프전 당시 대통령이었던 아버지 부시는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은 이른바 '실패한외교'와 관련, 대통령(아들 부시)과 콜린 파월(국무장관)에 가해지는 비판적 성명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와 독일의 입장에 대해 "화가 난다"면서 "많은 독일 국민들이 슈뢰더 정부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 미국 퇴역군인은 자신의 아들이 이라크전에 파병된 것을 비관, 멕시코 남동부 유카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현지 경찰이 23일 밝혔다. 아서 리 포궈 주니어(74)씨는 최근 며칠간 아들이 이라크 전선에 배치된데 대해 큰 걱정과 슬픔에 잠겨 있었다고 측근이 전했다.
○…미국이 이번 전쟁의 작전명을 '이라크 자유작전'(Operation Iraqi Freedom)으로 명명한 데 대해 이라크는 '결전'(Decisive Battle)으로 부르고 있다. 이라크 관리들은 위성방송 정규 뉴스에서 이라크전을 '마라카트 알 하와셈'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중복적 의미 때문에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우나 '결전'으로 번역될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군의 첨단 무기와 대규모 물량공세에 대항해 결사 항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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