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이 닷새째 계속되고 있다. 미·영 연합군은 바그다드 점령에 앞서 후세인과 그의 공화국수비대 근거지에 대한 대공습을 감행해 고대문명의 도시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전략요충지 바스라가 연합군에 의해 함락됨으로써 이제 관심은 수일 내 벌어질지도 모를 바그다드 지상전에 쏠려 있다.세계 곳곳에서 반전운동도 거세지고 있다. 이 반전여론의 압력과 초정밀 첨단무기 덕택으로 연합군의 공습은 일단 그 규모와 위력에 비해 민간인 희생을 상당히 줄이고 있다. 선택된 목표만을 공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전쟁은 피하기 어려운 바그다드 시가전을 남겨 놓고 있어 상당한 인명살상이 걱정된다.
미국측의 정보이긴 하지만, 후세인 체제의 종말은 분명해 보인다. 이미 이라크 정규군이 백기를 들고 투항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연합군의 바그다드 입성은 불가피하다. 후세인과 그 일가의 투항 또는 망명은 이 같은 지상전의 희생을 줄일 것이다. 그래서 후세인 망명설과 공화국수비대의 항복협상에 관심을 갖게 된다.
미국은 후세인을 축출하고 그가 감추었을지 모를 대량살상 무기를 폐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전쟁은 또 다른 문제를 부를 것이다. 세계적 반미주의 팽배, 이슬람의 반발과 테러, 이라크 전후통치를 둘러싼 서방의 갈등 등 모두가 세계질서를 흔들리게 할 불안의 씨앗들이다. 이러한 문제를 조금이라도 효과적으로 제어하려면 이 전쟁이 이라크인의 희생을 최소화하며 그들을 진실로 해방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 전쟁은 최후의 수단이며, 따라서 전쟁에서 인도주의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을지 모른다. 그러나 전후문제를 생각한다면 인명희생은 최소화해야 하며 전쟁은 빨리 끝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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