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발발 소식에 세계적으로 증시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쟁 시작과 함께 세계 주식 시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 동안의 불안 요인에 의해 떨어진 부분을 단기간에 회복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가 지수 600까지의 회복은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의 해소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그로부터 600을 넘어 더 상승하는 부분은 전쟁의 구조적 호재 가능성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전제가 있다. 먼저 우리에게 이라크전이 정말 '다른 나라 전쟁'으로 끝나 전쟁의 참화보다는 경제적 자극제로써 작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지난 칼럼에서 "먼 데 전쟁에는 사라"라는 증권 격언을 소개한 바 있지만, 이번 이라크 전쟁이 우리에게 그야말로 '먼 나라 전쟁'이 되려면 전쟁이 길어져서 그 부작용이 우리에게로까지 넘어오는 모습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연합군의 조기 승리 가능성과 함께 미국과 유럽 증시가 폭등하고 금값과 유가가 하락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다만 전쟁이 연합군의 주도권을 벗어나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흐른다면 상당 폭의 조정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미국이 이라크전으로 부풀어 오른 자신감으로 북핵 문제에 대해 강경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북핵 낙관론도 근거가 있다. 미국이 UN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지 못한 채 이라크전을 개전한데다 단기간에 또 다른 전쟁을 치르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때 맞춰 증시에 유동성 보강이 이루어지며 수급사정이 개선되고 있다. 금년 들어 계속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소폭 매수로 돌아섰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고객예탁금과 투신사 주식형 펀드 잔고 모두 최근 10조 원대를 뛰어 넘었다. 최근 시장 불안 요인이었던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채로 인한 금융 시장의 동요도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가장 큰 부담요인의 하나인 경상수지 적자 부분이 있지만 절대 액수 측면에서 아직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닌듯하다.
지수 600대 위에서는 매수가 매수를 부르는 금융장세의 출현도 예상할 수 있다. 우리를 둘러싼 악재들은 실제 크기에 비해 심리적 부담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악재와 부담감 역시 순간적으로 소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hunter@cjcy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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