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밤 미국의 바그다드 대공습이 끝난 뒤 바그다드 알―무스탄 알―무스탄사니야 대학병원은 환자들의 신음소리로 아비규환이었다.영국 인디펜던트 신문은 그 현장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5살 소녀 도하 슈헤일은 시 교외 라드와니예흐에 있는 집에 있다가 토마호크 미사일 파편이 다리와 등뼈에 박혔다. 가족 7명도 미사일 융단폭격에 크게 다쳤다. 팔과 다리에 문신을 한 50대 농민 아멜 하산은 어깨에 보랏빛 타박상을 입은 채 병상에 누워 있다.
공습 당시 딸네 집을 방문하는 길이었다는 하산은 "택시에서 내렸을 때 큰 폭발음이 들렸고 정신을 잃었는데 깨어보니 몸 곳곳에 피가 흐르고 있었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 병원 외과의사인 하비브 알―헤자이는 대공습이 있던 날 이 병원만 중경상자 101명이 들어왔다고 했다. 85명은 시민이며 16명은 군인들이었다. 어린이와 청소년 12명은 수술 도중 사망했다.
오마르 셀림(14)과 사드 셀림(11) 형제는 다리와 가슴에 미사일 파편을 맞아 누워있었다. 이맘 알리(23)는 배에 다량의 파편 부상을 입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폭격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자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공습은 주간과 야간을 가리지 않고 계속되지만 대부분의 바그다드 시민들에게 피란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부유층들은 재산을 챙겨 전쟁 전에 이미 이라크 외곽이나 요르단 등 인접국가로 갔지만 대다수는 일하지 않으면 하루치 식량도 구할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희생은 국경지대라고 예외가 아니다. 바그다드와 암만을 왕복하며 차량을 운전하던 아흐메드 바자는 며칠 전 난민을 싣고 나오다가 국경 마을 라마디 근처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숨졌다. 국경 마을에서 지프를 모는 이브라힘 안톤은 "나한테도 쐈다. 차를 버리고 간신히 대피했다"고 몸서리를 쳤다.
희생은 이라크인뿐이 아니다. 폭격을 피해 차량을 몰고 이라크 북부 모술을 빠져 나가던 요르단 학생 4명이 차량 근처에 떨어진 미사일에 의해 숨졌다고 23일 요르단 정부는 밝혔다.
/암만(요르단)=황유석특파원aquarius@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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