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BM의 사내 동호회 '스포츠댄스클럽'은 춤에 관한한 누구 못지않게 열정적이다. 동호회가 처음 생긴 것은 94년이지만 몇 차례 소강기를 거쳤다. 춤에 대한 주변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지하조직'처럼 운영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라틴댄스 '살사' 바람에 힘입어 사내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활성화됐다.현재 회원은 30명. '중흥의 주역'이라는 웹서비스사업부 명재신(29)씨는 "매년 한두 차례 공연이 있고 나면 모임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지만 주뼛주뼛 기웃거리다가 살그머니 사라지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서울 역삼동의 라틴바 '헬로우 라틴'에서는 회원들의 활기찬 댄스 파티가 벌어진다. 요즘 회원들간의 강습과 춤 연습이 한창이다.
회원들은 춤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일에 매몰된 인생의 탈출구", "리듬에 빠져든 몸의 희열"…
"처음 스텝을 밟을 때는 왠지 남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손을 맞잡은 파트너의 몸짓이 쑥스럽기도 하지만 두근거리는 리듬에 몸을 내맡길 줄 알게 되면 모든 스트레스가 한숨에 날아가 버린다"는 것이 회장인 소프트웨어사업부 박형근(30)씨의 말. 8박자 라틴 리듬을 타는 회원들의 몸 동작에는 살사보다 뜨거운 삶과 일에 대한 열정이 묻어나고 있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