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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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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까치

입력
2003.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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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가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는 길조에서 해조(害鳥)가 된 건 과수농사가 성하면서일 것이다. 까치는 특히 배나 사과를 좋아하는데 깎아서 다 드시는 게 아니라 한 입 콕 찍고 또 다른 걸 콕 찍고 하는 식으로 맛만 보며 배를 채우기 때문에 문제다. 그것도 크고 달고 맛있어 보이는 것만 골라서. 까치 때문에 감수되는 양이 전체 생산량의 10%는 된다고 한다. 그물을 치고 확성기를 틀어놓고 공포탄으로 위협도 해보지만 별무소용인 것 같다. 몇 년 전부터는 이 까치를 잡기 위해 지자체에서 사냥꾼들에게 현상금을 내걸기까지 했다.얼마 전 귀소할 때는 날개를 접고 '외출'할 때는 날개를 펴는 까치의 습성을 이용한 까치잡이 전문 그물 집을 TV에서 보았다. 살아 있는 까치 한두 마리를 미리 그 안에 넣어두면 무슨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는가 싶어 뒤따라 떼로 모여든다는 것인데 한 번 그물 집에 들어오면 도로 나갈 수가 없게 돼 있다. 바닥에 깔린 까치 수십 마리의 주검은 끔찍했다. 그런데 도대체 먼저 갇혀 있던 까치 녀석들은 밖에서 구경하러 온 까치들에게 뭐라고 한 것일까.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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