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공포(shock and awe)'의 공습은 미국으로서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을 조기에 무너뜨리기 위한 효과적인 전술일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많은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미 국방부는 이라크 군인과 민간인의 살상을 최소화하면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 '참수'라는 이번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개념의 공습을 실시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의 전력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는 목표물만을 선정, 동시 집중 타격함으로써 초반에 전의를 상실하도록 한다는 작전이다. 미 국방부측은 초정밀 유도 폭탄의 투하로 국지적 목표물을 외과수술하듯 도려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은 "목표가 광범위하게 퍼졌던 2차 대전의 공습과 정권 지도부의 핵심 군사시설로 제한된 지금의 공습은 비교할 수 없다"며 "이번에는 이라크 민간인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지도부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밀유도 무기가 과연 그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만큼 완벽한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첨단 전자기술의 적용으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확성을 지녔지만 오발·오폭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게다가 이번에 사용되는 첨단 무기 상당수는 지금까지 전장(戰場)에서 사용된 적이 없는 고성능 신무기들이다.
'충격과 공포'의 공격 개념을 고안한 할란 K 얼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조차도 공습이 잘못될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 경우 2,000톤이 넘는 초대형 폭탄은 곧바로 민간인 살상과 민간시설 파괴라는 피해로 이어질 소지가 얼마든지 있다.
특히 부수적 피해의 범위에 핵 관련 시설이나 생화학 무기 시설이 포함될 경우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최근 유엔 승인 없는 전쟁 강행에 반대, 사임한 영국의 로빈 쿡 전 장관은 최근 가디언지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공습으로 민간인이 얼마나 희생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을 공습으로 수 천 명이 죽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기 항복의 효과에 의문을 표시하는 지적도 있다. 영국 BBC의 분석가 스티브 쉬퍼레스씨는 "단적으로 베트남 전에서 미군의 대규모 공습은 월맹군의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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