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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 융단폭격 및 지상군 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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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 융단폭격 및 지상군 전황

입력
2003.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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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과 공포의 공습22일 바그다드는 불바다의 생지옥이었다. 하루 종일 수를 헤아리기 힘든 미사일과 폭탄 투하로 도시 전체가 뒤흔들렸다.

이날 동이 트기 직전인 오전 5시30분(한국시간 오전 11시30분)께 바그다드는 거대한 화염과 폭발음에 휩싸이며 불지옥으로 변했다. 날이 채 밝기 전인 검은 하늘에서 "쐐액" 소리를 내는 미사일 수백기가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순간 곳곳에서 "쿠쾅쾅"하는 폭발음과 거대한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굉음이 울리고 섬광이 번쩍인 곳에서는 여지 없이 검은 버섯구름이 솟구쳐 올라 하늘을 뒤덮었다. 곧 이어 지상에서 이라크군의 대공포가 하늘을 향해 불을 뿜기 시작하자 바그다드 상공은 대낮처럼 밝아지곤 했다.

전날 밤에 이어 이날 새벽 공습으로 바그다드 시내는 잿더미로 변하기 시작했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24년 철권정치의 상징인 대통령궁은 미사일 10여기의 집중 세례를 받고 불길에 휩싸였다. 정부 청사 등 대형 건물도 미사일을 맞고 크게 부서졌다. 과거 왕족의 거처로 사용됐으나 박물관과 영빈관으로 사용되는 건물도 붕괴됐다. 모하마드 알 사하프 이라크 정보장관은 앙상한 골조를 드러낸 채 불에 탄 영빈관 앞에서 "이 건물이 어떻게 군사시설이란 말인가"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바그다드 일원에 가해진 미영 동맹군의 대규모 폭격으로 민간인 수십 명이 숨지고 207명이 부상했다. 알 사하프 정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어린이와 여성이 대부분인 207명의 부상자는 시내 5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북부 모술 지역도 이날 새벽과 전날 밤 미군의 폭격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하루 종일 긴박한 공습 사이렌 소리가 귓전을 때렸고, 곳곳에서 불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북부 유전 지대인 키르쿠크시는 B-52 장거리 폭격기의 공습으로 도심이 화염에 휩싸였다. 후세인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의 군사 목표물도 공습을 받았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24시간의 공습 동안 미영 동맹군은 바그다드 등 이라크 전역에 320기의 토마호크를 포함해 1,000기의 크루즈 미사일을 퍼부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지중해와 걸프해, 홍해에서 작전 중인 구축함과 순양함에서 발사됐다. 또 미 본토(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2, 영국의 페어포드 공군기지와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수십 대의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 오만 툼라이트 기지에서 발진한 B-1 폭격기, 카타르의 알 우데이 기지서 발진한 F-117 스텔스기 등도 이날 융단폭격에 참가했다. 아라비아 주변 해역에서 작전중인 5척의 항공모함에서는 F-18, F-14 톰캣 전투기 등이 무수히 출격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공습에서 전투기와 전폭기들이 1,000회 이상 출격했다고 밝혔다.

파죽지세의 지상군 진격

미영 지상군은 이라크 내부 160㎞까지 깊숙이 침투했다. 이라크 남부와 중부 지역은 M-1 A2 에이브럼스 탱크와 AH-64D 아파치 헬기의 굉음으로 지축이 흔들리고 거대한 모래바람이 일어났다. 미 보병 제3사단은 유프라테스강 인근에 위치한 나시리야를 이라크 군의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은 채 점령했다. 나시리야는 바그다드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거점도시로 동맹군이 이 도시를 장악할 경우 바그다드 진격이 보다 수월해진다.

미영 동맹군은 또 이라크 남부의 전략 요충지인 바스라시를 이날 사실상 점령했다. 미영 동맹군은 21일 오후 10시부터 바스라를 포위하고 외곽을 통제한 채 이라크군의 항복을 종용해왔다. 이에 앞서 미군의 B-52 폭격기들은 바스라 외곽과 시내 목표물을 향해 20여발의 폭탄과 미사일을 발사, 바스라 도심 곳곳이 화염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최소 2개의 폭탄이 이란측 국경에 떨어졌으며, 이 가운데 1개는 석유화학공장단지에 명중했다고 현지 목격자들이 전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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