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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와대 대변인의 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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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와대 대변인의 무지

입력
2003.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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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대변인이 자질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중요하고 심각한 일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국정 방향 전반은 물론 주요 정책의 경우 그 내용에 대해서도 올바르고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는 국민에 대한 국정의 통로이다. 대통령을 대변해야 하고 수석비서관, 보좌관들과 한 호흡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여타 부처의 대변인과는 직무의 격과 무게가 다르다.이런 점에서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이 엊그제 도를 넘는 직무상 실수와 무지를 또 드러낸 것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송 대변인은 미국의 이라크 공습 개시에 따른 우리의 비상대비 태세에 대해 "워치콘3에서 한 단계 높였다"고 밝혔으나 추후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에 의해 실제 군의 태세는 변함없이 유지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송 대변인은 브리핑 과정에서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과 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의 개념을 전혀 구분하지 못한 무지상태였으며, 이런 실수에 대해 "군 경계태세를 한 단계 올렸다고 했을 뿐 워치콘 단계를 올렸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다.

그가 군 대비태세 격상을 밝히자 외신들은 이를 즉각 타전하고, 군 내부에서 서로 확인하는 소동을 빚는가 하면, 북한까지 '노골적인 적대행위'라며 반발하는 파문이 일어났다. 워치콘2의 격상은 1996년 북한군이 판문점에 진입했을 때 이후 없었으며 이는 '국익에 현저한 위험이 초래될 징후가 보일 때' 내려지는 고도의 감시태세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청와대 대변인의 말 한마디는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국제사회의 대변동이자 북한 핵문제라는 사활이 함께 걸린 이라크전을 청와대 대변인이 이렇게 가볍게 다루고 있어서야 조마조마해서 볼 수가 없다.

송 대변인에 대해서는 언론이나 정치에 대한 감각과 경험이 없고, 노무현 대통령을 잘 알지도 못한다는 점이 지적돼 왔다. 그럴수록 그런 약점은 본인이 극복해야 할 텐데도 모르는 사실을 당당한 듯이 "모른다"고만 해 물의를 빚더니, 이런 사태까지 왔다. 청와대 대변인을 배출한 여성계에 대한 태만이자 국민에 대한 공직자의 직무유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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