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아무것도 모른 채 굶주리고 고통 받는 아이들입니다."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세계적인 반전 운동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도시철도공사 총무팀장 배명철(48)씨는 21일 감회가 남다른 듯 "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배고픔과 공포에 떨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배씨는 지난 11일부터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와 함께 태능입구역을 시작으로 가리봉· 대림역 등 지하철역에서 'NO WAR·NO CRY-아이들에게 전쟁 없는 미래를' 이란 주제의 기아(飢餓)사진전 및 전쟁고아 등을 돕기 위한 중고물품 모으기 행사를 하고 있다.
4일까지 열리는 사진전에는 전쟁과 기아로 고통 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코소보, 북한 어린이들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사진 45점이 전시된다. 행사를 통해 모은 중고물품은 전쟁고아 등을 돕는 데 쓰여진다.
배씨는 "전쟁은 필연적으로 기아를 낳고 이로 인한 고통은 아이들이 가장 크다"며 "어릴 적 너무나 가난하게 살아 그런지 이런 아이들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어른이 되면 불쌍한 어린이들을 돕겠다고 다짐했던 배씨는 1990년 강원도에 있는 장애인 재활원의 한 어린이를 도우면서 본격적인 실천에 나섰다. 지금까지 3명의 국내 어린이에게 정기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94년부터는 페루의 6살짜리 어린이와도 자매결연, 경제적 도움을 주고 편지도 주고 받는다.
배씨의 기아사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배씨는 화곡역무관리소장이던 작년 5∼6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와 함께 화곡역사에서 의류 신발 등 중고물품 모으기와 기아사진전을 한차례 개최했다. 이를 계기로 화곡역에는 지금도 중고품 수거함 3개가 시민들의 온정을 기다리고 있다.
공사 홈페이지를 통한 사진전과 모금을 추진 중이라는 배씨는 퇴직한 이후에는 무료급식소를 운영해보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그는 "대구지하철 참사이후 업무가 늘어 사진전 등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이라도 미국이 전쟁을 그만뒀으면 좋으련만"이라고 가슴아파 했다.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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