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규택, 민주당 정균환 총무가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처지가 됐다.특검법 협상 과정에서 배제돼 똑같이 상처를 받고, 약속이나 한 듯 같은 시기에 몽니를 부려 소속 당 지도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 총무는 임시국회 조기 소집 여부를 놓고 20일 지도부와 일전을 벌였다. 이 총무는 이날 이라크전 파병동의안 처리 등을 위해 임시국회를 빨리 열자는 박희태 대표대행과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의 방침을 거부해버렸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라크전 파병이 뭐 급한 현안이냐"며 "박 대행이 당론수렴 없이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고 발끈했다.
이 총무는 21일엔 생각을 바꿨지만 여전히 분이 덜 풀린 표정이었다.
정 총무는 특검법 개정 협상을 맡지 않겠다고 고집, 결국 총장에게 공을 넘겨버렸다. 정 총무는 19일 의총에서 "앞으로 여야간 특검법 재협상은 기존에 가동된 총장 라인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말한 뒤 "그래도 총무가 하라"는 정대철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설득을 끝내 뿌리쳤다.
이에 앞서 두 총무는 19일 밤 광화문 한 주점서 술을 마시며 서로의 처지를 위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무는 "총무를 제쳐놓고 총장이 나서서 협상을 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토로했고 이 총무도 "이제 총무 역할은 다 끝난 것 같다"고 맞장구를 쳤다는 후문이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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