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 이라크 공격/ 개전 당시 상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 이라크 공격/ 개전 당시 상황

입력
2003.03.21 00:00
0 0

미국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과 스텔스기가 이라크 바그다드 상공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막 어둠이 걷히기 시작한 20일 새벽 5시34분(한국시간 11시34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준 48시간의 최후 무장해제 기회가 끝나고 1시간34분 만이다. 1차 공습은 이라크 지도부가 은신중 것으로 알려진 바그다드 남동부 건물에 집중됐고, 이라크군은 30분 동안 대공포로 반격에 나섰다.크루즈 미사일 동원 초기 단계 공격

공습과 동시에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바그다드 시내를 뒤덮었다. 사이렌 소리가 단속적으로 이어진 뒤 10분이 채 못되어 이라크군의 대공포탄이 여명의 하늘에 작열했다. 바그다드를 떠나지 않고 있던 아랍 위성TV 알 자지라 방송은 이 장면을 생중계했다. 이라크 남동부에서 검은 연기가 확인된 것도 이때쯤이다.

AFP통신은 대공포 발사음과 폭발음이 30분 가까이 계속된 뒤 잠시 소강 상태를 보였으나 6시께 바그다드 일대에 2차 공습이 이뤄졌고 30분 정도 지난 뒤 3차 공습이 가해졌다고 전했다. 3차 공습은 1, 2차 때와 마찬가지로 수도 남동부를 겨냥해 이뤄졌으며, 동 트는 새벽 하늘에는 붉은 화염과 거대한 연기 구름이 피어 올랐다.

공습에는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 공군기지의 F-117A 스텔스기 2 대와 최소 40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동원됐다. F-117A는 각각 2기의 개량형 스마트 폭탄(JDAM)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은거지로 추정되는 바그다드 남동부 건물에 투하했다. 크루즈 미사일은 홍해와 걸프 지역에 대기 중인 도널드 쿡 등 4척의 구축함 및 순양함과 2척의 잠수함에서 발사됐다. 일부 언론은 폭격에 B-1, B-2, B-52 전폭기도 동원됐다고 전했다.

미사일은 미군의 영공 사용을 허용하지 않은 터키를 피해 사우디 아라비아 상공을 지나 바그다드에 내리 꽂혔다. 부시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공식으로 개전을 선포한 것은 1차 공습이 시작되고 40여 분 뒤이다.

이라크, 쿠웨이트에 미사일로 반격

이라크는 미국의 공습이 잦아들자 바로 반격에 나섰다. 주 타깃은 이번 공격에 전폭 협조하고 있는 쿠웨이트. 오전 10시30분께 수도 쿠웨이트시티 방향으로 2기의 이라크 미사일이 날아들었으나 북쪽 무트라 사막에 떨어져 인명피해는 없었다. 쿠웨이트시티에는 바로 공습 경보가 울려 퍼졌고, 2시간 뒤인 오후 1시20분께 또 3기의 이라크 미사일이 쿠웨이트로 날아왔으나 쿠웨이트시티 인근 바다에 떨어져 역시 피해는 없었다. 미군 당국은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1기를 격추했으며, 이 미사일은 '알-사무드 2'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군의 공습으로 이라크는 사상자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정보장관은 요르단 국경 마을 로트바에 거주하는 민간인 1명이 숨지고 수명이 다쳤으며, 알 안바르주의 국영 방송 건물도 공격 받아 부상자가 났다고 말했다.

이라크 지도부 제거 우선 목적

미국의 이날 공격은 대규모 공습이나 지상전 돌입 등 전면전에 앞서 이라크 지도부와 대공포 체제를 와해하기 위한 제한 공격이었다. 중앙정보국(CIA)은 공격 전 이라크 지도부의 은거지를 파악하고 바그다드 남동부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이날 공격은 제한적이며 본 작전 수행을 위해 전장을 확보한다는 의미를 갖는다"며 "이날은 A-데이(전면 공습)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리는 주 공습 전에 이라크 여러 지역에 이런 제한 공격이 수 차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작전 성공 여부는 바로 알려지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또 이라크 공격을 지휘하는 미 중부사령부가 이날 공습으로 쿠웨이트 국경과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 사이에 배치된 장거리 포 2정과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 등 모두 9개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군 지휘부는 쿠웨이트 북부에 배치된 미군이 화학무기 공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이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남부 바스라로 미영군 계속 압박

앞서 19일 바스라 인근에서 미·영 동맹군과 이라크군의 교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비슷한 상황이 20일에도 이어졌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이날 새벽 바스라에서 남동쪽으로 90㎞ 떨어진 파우 섬에 미·영군이 공습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TV도 이라크 접경 지역 현장 중계 중 "155㎜포가 발사되고 있다"고 전해 이 지역에서 미·영군의 압박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향후 전황의 초점은 대규모 공습과 지상전이 언제 시작되느냐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공격"을 약속했음에도 20일 오후까지 이라크 남부 쿠웨이트 접경의 미·영군은 작전 개시 명령을 받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전면 공습이 이르면 공격 개시 24시간 만에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암만=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김범수기자 bskim@hk.co.kr 외신=종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